[더팩트|최문정 기자] KT 김영섭호가 출범을 2주 앞둔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과 증권가의 업계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김영섭 차기 KT 대표 후보는 디지털전환(DX)과 재무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이를 중점으로 KT를 꾸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앞서 KT 수장을 맡았던 이석채·황창규 회장이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던 만큼, 외부인사 출신인 김 후보의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KT 제2차 임시 주주총회에 의결할 안건 4건 모두에 찬성 의견을 냈다.
KT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비롯해 서창석 사내이사 후보 선임의 건, 경영계약서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글래스루이스는 "후보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이슈가 없다"고 밝혔다.
ISS는 "디지털전환은 KT 장기 사업 전략의 핵심요소"라며 "김 후보의 역량과 신규·핵심사업의 장기적인 목표를 고려하면 이 회사의 사업을 주도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아울러 ISS는 구현모 전 대표 등 이전 경영진이 불법 정치 자금 제공과 관련한 사법리스크가 있는 전적을 고려해 기업 문화와 경영 체계를 개선하려는 김 후보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김 후보는 직전 경선에서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됐던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과 달리 경력 대부분을 LG그룹에서 쌓아온 'LG맨'으로 꼽힌다.
1959년생인 김 후보자는 1984년 LG상사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이후 LG CNS, LG유플러스 등 LG그룹 계열사만을 거친 'LG맨'으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등을 역임했다. 2005년에는 LG CNS로 자리를 옮겨 재무개선팀 팀장과 상무, 경영관리본부장, 하이테크사업본부장(부사장), 솔루션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4년 LG유플러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고, 2015년 LG CNS 대표로 취임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최종 대표 후보로 선정된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하며 현재 각 사업부 임원들의 보고를 받으며 업무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줄곧 이용해 온 통신사를 LG유플러스에서 KT로 변경한 사실도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김 후보는 별도로 대표이사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업계는 김 후보가 대표 취임까지 주주총회 표결만을 남겨 놓은 만큼, 취임 후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3번째 KT 내부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영입한 수장인 만큼, 이전처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펼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앞서 KT 회장직을 수행한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은 각각 6000명, 8000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사례가 있다.
업계는 김 후보가 직접적인 인력 감축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김 후보가 LG CNS 대표 재직 시절인 2019년 직급과 나이에 관계없이 역량이 뛰어난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인사제도인 '기술 역량 레벨' 평가 제도를 도입한 만큼, 직원 개개인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인사를 실시할 것이란 추측에서다.
구현모 전 대표가 2020년 시작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 역시 김 후보자의 과제다. KT는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는 김 후보가 LG CNS 대표 재직 시절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전환 성과를 낸 점을 주목하고 있다.
황성진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김영섭 KT 대표 후보는 통신, 디지털전환과 ICT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대표로서의 능력 또한 검증됐다"며 "KT는 경영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봐도 무방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견인할 성장의 모습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도 "KT는 대표 관련 불확실성 제거가 임박했고 미디어, 클라우드, 인터넷뱅킹으로 대표되는 탈통신 사업가치가 부각되고 있다"며 KT는 통신주 최선호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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