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금융그룹 주가가 힘을 못 받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15일 전 거래일 대비 1.05% 떨어진 1만1320원에 마감했다. 우리금융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1만3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이내 곤두박질친 후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실적 악화를 꼽을 수 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7% 감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중 두 자릿수 감소는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며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마저 내줬다.
실제 지난달 27일 상반기 실적 발표 후 우리금융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7일 1만2140원 이었던 우리금융 주가는 다음 날인 28일 5.4% 감소한 1만1480원에 마감했으며, 이후 1만1000원대를 맴돌고 있다.
문제는 우리금융의 향후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는 '비은행 강화'가 꼽히는데,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6%로,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가장 높다. 이에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우리금융 역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판의 목소리는 임종룡 회장을 향해 가고 있다.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세가 겹치면서 주가 부양을 위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아직 한 차례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손태승 전 회장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앞서 손태승 전 회장은 재임 시기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면 어김없이 소방수로 나서며 자사주 매입에 힘썼다. 실제 손 전 회장은 지주 체제 전환 이후인 2018년 말부터 총 16회에 걸쳐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퇴임할 땐 발생주식 총수의 0.01%에 해당하는 8만3127주를 소유했다.
반면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지난달 1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정한 것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직접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확답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실천의 한 부분으로,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미정"이라면서도 "주가부양을 위해 1000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11월까지 진행하고, 분기 배당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