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실적 뚝…김재겸 대표, 하반기엔 탈출구 찾을까


2분기 매출·영업이익 지난해 동기 대비 15.2%, 92.8% ↓
새벽방송 정상화로 3분기 실적 회복 기대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사진은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롯데그룹(신동빈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롯데홈쇼핑(김재겸 대표)이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업황 자체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경쟁사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지만 롯데홈쇼핑은 특히 삼중고(三重苦)에 빠지며 홈쇼핑업계 가운데 실적이 가장 고꾸라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롯데홈쇼핑 매출은 2310억 원, 영업이익은 2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720억 원·280억 원) 대비 각각 15.2%, 92.8% 줄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 급전직하했다.

물론 롯데홈쇼핑만 실적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업황 자체가 위기다. 일례로 현대홈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 5228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 36.4% 줄었다. CJ ENM의 커머스 부문 CJ온스타일은 2분기 매출이 1.7% 줄어든 3457억 원, 영업이익은 4.2% 떨어진 187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 이유로 △TV 시청자 수 감소 △송출수수료 등 2가지를 꼽았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TV 시청자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송출수수료 비용 증가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 TV 시청자 수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8~2022년 사이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52.5%, 50대는 50.2%→31.8%, 40대는 23.8%→9.2% 등으로 크게 하락했다. 또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도 2018년 46.1%에서 2022년 65.7%까지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송출수수료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에 65%를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래서 최근 홈쇼핑들은 자체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에 집중하고 있다. 탈 TV 흐름이 시작된 지는 오래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서도 롯데홈쇼핑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실적 부진 요인 2가지 이 외에 6개월 간 '새벽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고초를 겪어 실적이 더 저조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92.8%나 줄었는데 새벽방송 중단이 가져온 여파가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롯데홈쇼핑의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3월 방송 재승인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임원의 서류를 누락해 보고한 이유로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부터 6개월 간(2월1일~7월31일) 새벽방송 송출 금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해당 시간에는 홈쇼핑 방송이 아닌 사진 등 이미지 화면이 송출되고 방송중단에 대한 안내 자막이 화면 하단에 표시됐다. 롯데홈쇼핑은 새벽방송이 막힌 6개월 간 리스크관리 전담팀(TF)을 운영하고 24시간 전용 상담센터와 영업정지 전후 시간 프로모션 확대 등 자구책을 통해 실적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썼는데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은 이달 1일부터 새벽방송 송출을 재개했다. /더팩트 DB

◆ "디지털 마케팅 강화 이뤄내야 실적 회복"

이달 1일부로 족쇄가 풀려 새벽방송 송출을 재개했는데 새벽방송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시간과 요일, 날씨, 트렌드 등 종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상품을 편성할 것이다"며 "특히 오전 6~8시까지는 고연령층 시청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양제 등 건강식품 등을 집중 편성할 계획이다"며 "기본기와 핵심은 상품 경쟁력 제고와 고객 마케팅 강화로 본질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쓸 방침이다. 다음 분기에는 실적 반등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홈쇼핑은 또 다각도로 실적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이달 31일까지 '패션 이즈 롯데' 특집전을 열고 단독 패션 브랜드의 가을 신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올해 FW(가을·겨울) 패션 전략을 '상품·판매채널 다양화'로 정하고 △신규 브랜드 론칭 통한 단독 브랜드 확대 △브랜드별 품목 다양화 △멀티채널 판로 확장을 통해 패션 명가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3·4분기에는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고 패션 분야로 신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며 "벨리곰과 가상인간 루시 등 IP사업을 확대하고 방송인 강남과 협업해 예능콘텐츠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방송이 풀렸다고 다음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진 않는다고 본다"며 "문제는 콘텐츠다.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독보적인 전략을 구사해야만 떠나간 고객도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롯데홈쇼핑 실적 회복의 필수조건으로 '디지털 마케팅 강화'를 꼽았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새벽방송 송출 중단이 경영 실적 악화의 큰 원인이지만 디지털 마케팅 전략이 약한 측면도 원인이 된 것 같다"며 "현대 마케팅 개념이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에서 동시에 연동하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데 롯데홈쇼핑은 이런 전략이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롯데홈쇼핑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를 획기적으로 증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하나의 콘텐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자에 모든 미디어를 연동하고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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