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소비' 트렌드로 기울었나…2분기 백화점 울고 편의점 웃고


백화점 3사, 2분기 영업이익 모두 하락
오프라인 매출, 편의점 오르고 대형마트·백화점·SSM은 줄어

백화점 3사가 올 2분기 실적에서 전원 지난해 2분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백화점은 울고 편의점은 웃었다.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백화점과 편의점 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같은 지표는 국민 소비 트렌드가 '알뜰 소비'로 기울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 보복 소비로 호황을 누린 백화점 업계의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최근 물가 폭등으로 점심 도시락 구매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객이 늘어 전체 시장 매출 비중이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9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9% 줄었고 현대백화점은 613억 원으로 13.8% 감소했다. 백화점 3사 중 올 1분기에 유일하게 영업이익 증가치를 보였던 롯데백화점도 이번 2분기 성적에서 지난해 2분기보다 36.9% 급락한 660억 원을 공시하며 영업이익 방어선 명성을 지켜내지 못했다.

매출을 살펴보면 신세계백화점은 628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0.8%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영패션·아동상품·식품군 등 판매가 늘어 지난해 2분기 대비 0.9% 늘어난 594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각사는 늘어난 매출에도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인 것에 대해 물가상승으로 연동된 관리비·판촉비 등 증액, 일부 지점 미영업으로 인한 판매 감소를 이유로 꼽았다. 롯데백화점은 유일하게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백화점이 됐다. 8220억 원으로 0.8%만큼 감소했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 보복 소비로 명품(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해외여행 재개로 소비가 분산되면서 명품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지난 5월 명품 매출 증가치는 1.9%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6% 늘어난 것에 비해 급감했다.

백화점 업계는 주요 점포 재개장, 해외사업, 신규 브랜드 입점 효과 등으로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오프라인 매출에서 편의점 업계의 비중이 0.5%포인트 늘었다. /더팩트 DB

반면 편의점 업계는 선방을 외쳤다. BGF리테일의 CU는 영업이익 781억 원으로 전년 2분기 대비 10.3% 늘었다. GS리테일은 652억 원으로 1.7% 소폭 감소했지만 사업 확장세에 비해 실적을 지켜냈다. 이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발길이 알뜰 행사·배달 등 가격 유인책을 제공하는 편의점으로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점심값 폭등으로 편의점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올해 고물가,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며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영업이익에 이어 매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조984억 원으로 9.4% 늘어난 매출을 달성했다. GS리테일의 GS25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7.1% 늘어난 2조 919억 원으로 공시했다. 업계는 GS리테일의 매장 신설·소모품·인력 등 비용도 함께 증가해 장마 등 2분기 악조건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출에서 편의점 비중이 16.6%로 0.5%포인트(p) 상승했고 백화점 매출 비중은 0.5%포인트, 0.1%포인트 감소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BGF리테일 보고서에서 편의점을 '유일하게 구매건수가 2019년보다 높은 오프라인 유통업'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편의점 매출 비율이 커지는 등 업계는 호황을 외치지만 2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은 활로를 찾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9년 만의 연간 흑자를 달성했지만 올 1분기 다시 39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는 가공식품보다는 밀키트를 내세우며 이마트24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연간적자 49억 원, 올 1분기 영업손실 323억 원을 달성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인수한 미니스톱 매장을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하고 점포 정리에 집중하는 등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역시 최근 편의점 업계 파이가 커지면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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