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대형 자금 횡령 사고, 법령상 최고 책임 물을 것"


경남은행 횡령사고 발생…허용가능 최고 수준 책임 물을 것
KB금융 차기회장 선임 중 국민은행 비리공개 이유엔 "원칙적 처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은행권에 잇따르는 횡령 등 금융사고와 관련해 법령상 허용 가능한 최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에 잇따르는 횡령 등 금융사고와 관련해 법령상 허용 가능한 최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10일 오전 인천 서구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 경영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수신 과정에서의 고객 자금의 운용이라는 것들은 은행의 기본적인 어떤 핵심적인 업무"라며 "횡령을 한 본인 책임은 물론, 관리를 제대로 못한 사람, 당국의 보고가 지연된 부분 등에 대해 법령상 허용가능한 최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일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횡령사고를 보고받고 현장검수에 착수한 결과 562억 원 규모의 횡령 혐의를 확인했다. 해당 직원은 가족 명의 계좌로 대출(상환) 자금을 임의 이체하거나 대출서류를 위조하는 등 전형적인 횡령 수법으로 교묘하게 수사망을 빠져나갔으며 경남은행은 이에 대해 금감원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앞서 발표한 금융권 내부통제 개혁방안을 올해 1분기까지 각 은행 내규에 반영하도록 해 지난달 1일부터는 전산 시스템에 반영돼 운영 중"이라며 "경남은행 횡령의 경우 액 취급 보직에 대해 장기근속 점검 등에 대해 계속 점검을 요청하고 회신을 받았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일부 보고된 것들이 있다고 최근 파악했고, 왜 내부통제 작동이 안된지에 대해 추가 적용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물론 이제 선의를 갖고 금융회사들의 보고 내용들을 믿고 챙겨야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보고된 내용들이 오류가 있을 경우 중요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들에 대한 저희가 어떻게 교차검증할 수 있는지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챙겨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KB국민은행 증권대행업무 부서 소속 직원들이 상장사의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미공개이용행위로 66억 원 규모의 이익을 취한 사건에 대해서는 "무상증자와 관련된 주식시장의 자금 흐름이라든가 주가 변동 등의 추이를 보며 일부 정보를 이용한 세력이 있겠다고 판단해 포착한 것"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권 내외부의 일탈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이 진행되는 와중에 해당 사고를 공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해당 건의 원칙적 처리를 고려하지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나 정무적 파장을 가급적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여수신을 전담으로 하는 은행의 고유 기능과 관련된 실패는 담당자뿐 아니라 해당 업무 관리 책임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은 있다"면서도 "너무 포퓰리즘적으로 법규상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균형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지주의 경영 승계 프로세스라던가 이런 것들은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6명의 후보 중 외부 후보 2명이 누군지 몰라도 이런 절차를 거쳐 된다면 기본적 자질과 경험을 갖춘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공정한 경쟁 절차를 거쳐 선택받는 것 자체가 회장으로서 자격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며 " 프로세스 자체가 공정하고 잡음 없이 관리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이다. 그 과정에서 금감원이 도울 것이 있다면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4연임에 나서지 않고 용퇴 의사를 표명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선 "윤 회장의 연임 내지는 재연임 도전을 할지 말지,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할지 등에 대해 당국에서는 의견을 드리지 않고, 오해받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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