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3대 지수가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4%(191.13포인트) 내린 3만5123.3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70%(31.67포인트) 하락한 4467.71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7%(110.07포인트) 내린 1만3722.02에 장을 닫았다.
업종별로는 S&P 11개 업종 중 에너지 1.22%, 유틸리티 0.17% 필수소비재 0.13%, 부동산 0.2% 등이 올랐지만 재량적소비재(-1.2%), 금융(-0.78%), 보건(0.05%), 산업(0.09%), 소재업종(-0.47%) 등은 하락했다.
특히, 기술(-1.51%)과 통신서비스(-1.24%) 업종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규제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제재가 지속하는 점도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는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미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AI 컴퓨팅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4.72% 하락했으며, AMD도 2.44% 떨어졌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도 0.90% 하락했고, 테슬라는 3.01% 내렸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1.32% 떨어졌으며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즈는 2.38%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17% 빠졌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석유메이저 셰브런과 엑슨모빌은 각각 0.13%, 1.70% 상승했다.
이와 더불어,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0개 중소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은행업종에 대한 매도세도 이어졌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0.8%, 웰스파고가 1.3% 떨어졌고 골드만삭스는 1.6% 밀렸다.
이날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CPI 보고서를 하루 앞두고 하락했다. CPI가 상승하면 물가를 잡으려고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상승에는 불리해진다.
다우존스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라 전월(3.0%)보다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 올라 전월과 같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빌 메르츠 웰스매니지먼트 자본시장연구 책임자는 "시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는 것을 허락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할지 아닐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금리인상은)속도가 줄었지만 여전히 매우 높다. Fed는 갈림길에 서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미국의 비축유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부각돼 상승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8%(1.48달러) 상승한 배럴당 84.4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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