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경제가 반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기 발목을 잡던 반도체 부진이 완화되고 서비스업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다.
KDI는 7일 발표한 '8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이달에는 저점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본 것이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반도체의 부진 완화를 꼽았다. KDI는 "반도체의 생산 감소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출하와 재고 지표들이 개선되고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반도체 경기의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감소 폭이 5월 -18.7%에서 6월 -15.9%로 축소됐으며, 같은 기간 출하(-20.5%→15.6%)와 재고(80.7%→49.1%)도 개선됐다. 수출물량지수도 4월에 1.3% 감소했다가 5월에 8.1%, 6월에는 21.6%로 증가 폭을 키웠다. 이에 제조업 재고율은 5월 122.7%에서 6월 111.4%로 하락하며 부진 완화를 시사했다.
서비스업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6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보다 3.5% 늘며 전월(1.9%)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매 판매도 1.4% 늘어 전월(-0.6%)보다 회복됐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3.2를 기록하며 전월(100.7)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다만 KDI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최근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과 기상 여건 악화로 곡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