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0도서 무손실 전력 수송…LS전선,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 박차


기존 구리 케이블보다 최대 10배 송전량 제공
지난 2011년부터 개발·상용화 추진…글로벌 시장 공략

LS전선이 개발한 차세대 초전도 케이블 3상동축 초전도케이블의 모습. /LS전선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LS전선의 '초전도 케이블' 개발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상온에서 구현은 아직 갈길이 멀지만, 대용량 전력을 손실 없이 옮기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3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최근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에 소속된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와 관련해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증명을 시작했다.

학회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제작한 시편을 제공하면 위원회가 검증을 위한 측정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증엔 서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소속 회원이 참여하며 성균관대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단, 고려대 초전도 재료·응용 연구실, 서울대 복합말질상태연구단 등에서도 LK-99 재현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학회는 설명했다.

초전도체는 전도체로서 전기 저항이 0Ω이 되는 초전도 현상과 마이스너 효과가 일어나는 물질을 가리킨다. 전기 저항이 없다는 점에서 전력을 손실 없이 운반할 수 있으며, 마이스너 효과로 자기장이 외부로 밀리는 것을 활용해 자기부상열차 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기존 초전도체는 영하 200도가 되는 극저온이나 고압의 환경을 만들어야 구현됐지만, 이번에 이슈가 된 LK-99는 평상시 기온과 압력에서도 초전도성을 띠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증명되면 인류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게 될 전망이다.

초전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업계에서는 LS전선의 '초전도 케이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전도 케이블은 전기 저항이 0이라는 점을 활용해 무손실로 대규모 전력을 수송하는 케이블이다. 기존 구리 케이블보다 크기는 20% 수준이지만 송전량은 교류의 경우 5배, 직류는 10배 더 많다. LS전선은 지난 2011년부터 차세대 초전도 송전망 개발을 연구해왔다.

LS전선은 지난 2021년 차세대 초전도 케이블 '23kV급 3상동축'을 개발하고 국제규격(IEC)을 획득했다. 현재 초전도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도 3개 뿐이며, 국제규격을 획득한 업체는 LS전선이 유일하다. 차세대 케이블은 초전도층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전력 전송량을 기존보다 20% 이상 늘리면서도 생산비는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LS전선은 설명했다. LS전선은 지난 2019년 경기도 용인시 흥덕 변전소와 신갈 변전소 사이 1km 구간에 초전도 케이블이 설치되어 오늘부터 상업 운용을 시작했으며,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직류 80kV급 직류 초전도 케이블을 개발하고 2016년에는 제주 초전도센터에서 교류 154kV급 초전도 케이블의 실증 사업을 했다.

초전도 케이블이 상용화되면 도심에서 전력 공급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초전도 케이블은 특히 지하에 케이블을 더 이상 설치할 공간이 없으나 전력 사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도심에서 활용도가 높다"면서 "기존 전력구와 관로 등의 설비를 그대로 활용하여 케이블만 교체하여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으며, 전력구를 새로 건설하는 경우에도 터널 단면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장거리 송전에도 사용되면 전력 설비 비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발전소에서 도심까지 전력을 보내는 데 필요한 변전소가 일반적으로 5개지만, 초전도 케이블을 이용하면 1개로 줄어든다. 또 교류를 직류로 바꾸지 않아도 손실없이 멀리 보낼 수 있어 HVDC(고압직류송전) 케이블을 대체하고, 이에 따라 변환소도 필요 없게 된다.

LS전선 관계자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상온 상압의 초전도체는 아니지만, 초전도체 케이블 개발을 지속해 왔다"면서 "국내 상용화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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