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 10% 적금 넣어볼까 했는데…알고 보니 '미끼상품'?


우대금리 혜택과 카드 연회비 비교…상품 특성 확인해야

카드사들이 은행·우체국 등과 제휴한 연 10%대 특판 적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기본금리는 시장금리 대비 낮게 설정하고, 우대(최고)금리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카드 이용 등의 목적을 위한 미끼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드사들이 은행·우체국 등과 제휴한 연 10%대 특판 적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기본금리는 시장금리 대비 낮게 설정하고, 우대(최고)금리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카드 이용 등의 목적을 위한 미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우대금리 조건과 월 납입액 한도 등을 사전에 고객들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있으며 고객도 가입 전 상품 특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제 2금융권에서 은행·우체국 등과 제휴를 통해 연 10%대 이자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최고 연 10.15%의 금리가 붙는 '우체국 신한우정적금'을 판매 중이다. 해당 상품의 적금 납입기간은 12개월, 월 납입 한도는 최대 30만 원까지 가능하다. 만기까지 적금 유지 시 기본금리 2.7%에 적금상품 자동이체 납입 등 조건을 충족하면 우체국 우대금리로 0.45%포인트를 추가로 받게 된다. 신한카드 이용 조건을 충족하면 특별리워드 7%가 추가 적용돼 최대 10.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대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신한카드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신규 발급받거나 직전 6개월간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이 실적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8월에 적금을 가입한 고객은 신한카드를 8월과 9월 합산 15만 원 이상 이용하고, 10월에 15만 원 이상 이용해야 한다.

연 10.15%의 금리로 최대 30만 원을 12개월 동안 모으면 원금 360만 원, 세전이자는 19만7925원이다. 이자과세(15.4%) 3만480원을 뺀 세후 수령액은 376만7445원이다. 세금을 제외한 16만 원 정도를 받기 위해 새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총 30만 원 이상을 써야하는 것이다. 가입한도도 월 30만 원으로 제한돼 사실상 큰 혜택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카드도 지난 6월 Sh수협은행과 손잡고 연 13%의 'Sh플러스알파적금 위드 롯데카드' 상품을 내놨다. 적금 가입 기간은 12개월로 월 납입한도는 최대 30만 원이다. 적금 기본금리는 연 2.75%로 수협은행 마케팅 동의 등 우대조건을 충족 시 최대 연 0.65%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이벤트 응모 전 6개월간 롯데 개인 신용카드 실적이 없는 회원이 대상이다. 롯데카드 '로카 라이킷'으로 적금만기 전월까지 해당 카드로 300만 원 이상 사용 시 연 7.6%의 금리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적금만기 전월까지 해당 카드로 자동이체납부 1건 이상을 3개월 이상 유지하면 적금 만기 후 연 2.0% 추가 금리혜택이 제공된다.

연 13%의 금리로 최대 30만 원을 12개월 동안 납입하면 원금 360만 원, 세전이자는 25만3500원이다. 이자과세(15.4%)3만9039원을 뺀 세후 수령액은 381만4461원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도 고금리 적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대 11% 금리를 제공하는 '데일리 워킹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기본금리는 연 1.0%로 책정됐지만 우대금리 조건(매일 1만보 이상 걷기 인증과 마케팅 동의 등)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연 10%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BNK부산은행은 2030세대를 대상으로 결혼 특화상품 '너만 Solo' 적금을 지난달 11일 선보였다. 적금 가입 대상은 19∼39세 개인이며 기본금리 2.5%에 결혼을 하면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기간 중 결혼 시 5.0%포인트, 가입자간 결혼 시 0.5%포인트, 신규 고객 0.5%포인트,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 0.2%포인트, 입출금계좌 평잔 0.3%포인트 등 조건 충족 시 최고 연 9.0%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2∼36개월이며, 가입 금액은 월 1만∼30만 원이다.

현재 정기 예·적금은 시중은행으로 몰리는 추세다. 연체율 급등으로 2금융권을 둘러싼 위기설이 불거지자 상대적으로 고금리 이자를 주는 상호금융에서 은행 예금 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6월 말 기준 862조3583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5조7248억 원 급증했다. 반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금융 수신 잔액은 5월 말 기준 474조766억 원으로 전월(475조3615억 원) 대비 1조2849억 원 줄었다.

현재 정기 예·적금은 시중은행으로 몰리는 추세다. 연체율 급등으로 2금융권을 둘러싼 위기설이 불거지자 상대적으로 고금리 이자를 주는 상호금융에서 은행 예금 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다만 고금리 상품이 금융사들의 신규 고객유인을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고금리 적금 상품들이 우대금리 적용을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고 월 납입액은 최대 30만 원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카드사와 은행이 제휴한 특판 적금의 경우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카드사가 제시한 실적 조건에 맞추다 보니 불필요한 카드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우대금리 조건과 월 납입액 한도 등을 사전에 고객들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객도 가입 전 상품 특성을 꼼꼼히 확인해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특판 연계 우대금리는 고금리 시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나, 전월 실적, 우대금리 적용 한도 등 제약조건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우대금리 혜택과 카드 연회비와의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가 메리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드업계 특성상 고객이탈이 많지 않다는 특징을 이용한다는 시선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고객에게 우대금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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