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올해 상반기 업황 불황 등으로 카드사들의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졌으며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카드사들은 하반기에도 여전채 금리 상승 등으로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5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2270억 원) 대비 22.2% 감소한 규모다.
카드사별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익이 3169억 원으로 전년 동기(4127억 원) 대비 23.2% 줄었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9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1929억 원으로 21.5% 감소했고, 우리카드는 38.7% 줄어든 819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순이익도 38.8% 감소한 7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순이익은 2조6062억 원으로 전년(2조7138억 원) 대비 1076억 원(4%)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나빠진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 때문이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 발행으로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AA+ 등급·3년 만기 기준)는 지난해 11월 6%대까지 치솟았다가 연초 3%대까지 떨어졌으며, 현재는 4%대 수준으로 내려갔다.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상환능력 악화로 연체율까지 치솟았다. 실제 지난해만 해도 0%대였던 카드사 연체율은 최근 1%대로 상승하는 추세다. 신한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0.92%에서 올해 상반기 1.4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 연체율도 0.6%에서 1.1%로 올랐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연체율은 1.16%까지 상승했고 하나카드 연체율은 1.48%까지 올랐다.
카드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 여파로 취약차주가 확대될 수 있고 특히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돼 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카드사들이 수천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보따리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우리카드의 2200억 원 규모 상생금융 지원안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6000억 원, 롯데카드 3100억 원, 신한카드 4000억 원, 하나카드 3000억 원 등 카드업계에서만 총 1조83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이 진행 중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연초 대비 여전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 4%를 유지하고 있고 하반기에 금리가 대폭 하락하지 않는 이상 카드사 실적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 역시 건전성 관리가 가장 중요하고 연체율 관리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