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싼타페·쏘렌토'로 중형 SUV 시장 '굳히기' 돌입


국내외 경쟁 차종 미비…사실상 현대자동차그룹 '집안 싸움'

하반기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싼타페와 기아 더 뉴 쏘렌토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놓고 본격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와 쏘렌토를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다. 비슷한 크기의 경쟁차종 신차가 수입차 토요타의 '하이랜더'를 제외하면 없어 사실상 '무주공산'에 입성하는 모양새다. 같은 자동차그룹의 집안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하반기 전동화 SUV 시장에서도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31일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디 올 뉴 싼타페'와 기아 '더 뉴 쏘렌토'가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아는 최근 4세대 쏘렌토의 상품성 개선 모델(부분변경) 디자인을 공개했다.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의 외장은 전면부에 입체감이 느껴지는 패턴 모듈을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 이미지를 강조한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 주행등을 배치했다.

후면부는 2개의 리어 콤비네이션램프를 연결하는 스타맵 그래픽을 적용했고, 하단 범퍼와 넓은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를 조합해 견고한 SUV 모습을 구현했다. 실내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가 적용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 지문인증 시스템 등 운전자 중심의 환경을 갖췄다.

지난 18일 디자인이 공개된 현대차의 싼타페는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5세대 모델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형 싼타페는 박스카 형태를 도입해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으며 아이코닉(상징성을 담은) 형상으로 재해석한 'H' 디자인을 곳곳에 반영했다.

차량 전면과 후면에 'H 라이트'를 적용해 통일감을 주고, 대담한 루프라인과 날카롭게 디자인된 휠 아치, 길어진 전장과 짧아진 프런트 오버행(차량 맨 앞부분과 앞바퀴까지 거리) , 21인치 휠을 장착해 견고함을 강조했다.

업계에선 두 차종에 대항할 신차급 경쟁차종이 사실상 없어, 국내 중형 SUV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싼타페·쏘렌토와 비슷한 크기의 SUV는 현대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G70'과 토요타의 '하이랜더'가 있다.

이 중 하이랜더는 신차를 출시했지만 가격이 6660만~7470만 원에 책정되며, 제네시스 G70역시 5000만~6000만 원대 가격이 형성된다. 싼타페와 쏘렌토가 트림에 따라 3000만~5000만 원대임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싼타페와 쏘렌토가 유리한 셈이다.

실제 쏘렌토는 중형 SUV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해왔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신차등록 승용차 순위에서 쏘렌토는 전체 4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SUV 모델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쏘렌토는 상반기 3만704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7.0% 늘었의며, 싼타페도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한 1만7423대를 판매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 역시 싼타페와 쏘렌토를 겨냥하고 있다. 직영중고차플랫폼 케이카가 전국 30~49세 남∙여 811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출시 예정 신차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차량 1위는 싼타페(61.7%)가 선정됐으며, 쏘렌토(23.8%)가 2위를 기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GM 한국사업장은 소형 SUV 생산 중심 전략을 펼치고 중형급 이상은 수입하고 있는데다 KG 모빌리티나 르노코리아자동차에는 싼타페와 쏘렌토에 대적할 마땅한 경쟁차종이 없다"면서 "수입차의 경우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사실상 싼타페와 쏘렌토가 '집안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연기관 뿐만 아니라 하반기 전동화 SUV 시장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아가 올해 상반기 EV9을 출시한 가운데, 현대차도 대형 전동화 SUV '아이오닉 7'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SUV 시장이야말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진짜 블루오션이다"며 "특히 전동화 SUV가 일반 내연기관 대비 가격이 비싼만큼,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난다면 두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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