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ABL생명 매각전에 굵직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거래 성사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 ABL생명 인수 후보 윤곽…본입찰 완주 여부 '관심'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가 주관한 ABL생명 예비입찰에 미국계 PEF 운용사 JC플라워와 국내 PEF 운용사 노틱인베스트먼트(대표 김성용),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대표 신승현) 등 세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1998년 설립된 JC플라워의 창업자는 골드만삭스 파트너 출신인 주니어 크리스토퍼 플라워 회장이다. 18개국 65개 기업에 투자한 JC플라워는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투자에 나섰다. 2015년 8월 KT캐피탈, 같은 해 10월 두산캐피탈, 2016년 7월 HK저축은행 등을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2018년 탄생한 노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PTA에쿼티파트너스와 손을 맞잡고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업체 엠투아이 인수를 마무리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월 에스피시스템스 투자금을 회수해 30%를 웃도는 연 환산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하기도 했다.
파운틴헤드PE는 보험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신승현 대표가 창립한 신생 PE다. 신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등에서 애널리스트를 지냈으며 타워스왓슨 보험계리 컨설턴트,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금융부문 등을 담당했다.
한편,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눈길을 받고 있는 ABL생명은 올해 3월 말 기준 자산규모 17조 원, 자기자본 9162억 원 규모의 중위권 생명보험사다. 시장점유율은 약 2%대다. ABL생명은 저축성 보험 비중과 운용 자산 대비 채권 비중이 높아 경영권 변경 이후 상품·채널 구조조정, 자산 포트폴리오 변경 등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 하림·JKL 컨소시엄도 HMM 인수전 뛰어들까
하림그룹과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대표 강민균)가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 최대 해운회사인 HMM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에 의하면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HMM 투자설명서를 수령했다. 현재 HMM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SM그룹, LX그룹, 동원그룹 등이다.
하림과 JKL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딜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사는 지난 2015년 벌크선 해운사인 팬오션을 공동으로 인수해 연간 영업이익을 2000억 원대에서 약 8000억 원으로 불린 경험이 있다.
HMM이 매물로 시장에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7년여 만이다. 과거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지난 2013년 유동성 위기로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공적 자금을 수혈받았다. 이번 매각 지분은 총 3억9879만156주로, 현재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다.
◆ 인빅터스PEA, 음식물 폐기물 처리업체로 M&A 물꼬 튼다
PEF 운용사 인빅터스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대표 오홍재)가 대원플랜트 자회사인 음식물 폐기물 처리업체 대원농산, 그린웨이 인수에 나섰다. 인빅터스PEA는 올해 상반기부터 대원농산을 인수하기 위해 출자자(LP) 모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되는 대상은 대원플랜트가 갖고 있는 대원농산 지분이다. 대원농산 관계사인 그린웨이도 인수 대상으로 포함하는 구조다. 그린웨이를 대원농산의 100% 자회사 형태로 정리한 뒤 인빅터스PEA가 대원농산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전체 딜 규모는 총 600억 원 수준이다.
인빅터스PEA는 3분기 중 대원농산·그린웨이 인수를 마무리 짓고 바이오가스 생산 설비와 자체 수처리 시설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음식폐기물 처리 공정에서 발행하는 폐수를 자제 처리함으로써 기존 위탁 수처리 비용을 줄이고, 바이오가스 제조 판매사업도 영위해 수익원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빅터스PEA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 역량을 갖춘 인사들이 뭉치며 올해 초 출범한 PEF 운용사다. 인빅터스PEA는 이번 딜을 물꼬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헬스케어, 첨단기술 분야에서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쌓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