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DB산업은행이 본점의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한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산은 노동조합은 이번 컨설팅 결과에 대해 반발하며 부산 이전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계획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업무상 불가피한 필수 조직(시장안정, 자금조달 등)만 여의도에 유지하고 나머지 기능은 모두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결론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부산에 신(新)본점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지역성장 중심형 이전'(1안)과 정책금융 기능을 부산 신 본점과 여의도에 병행 배치하는 '금융수요 중심형 이전'(2안) 등 두 가지 안이 담겼는데 그중 1안이 채택된 것이다. 이는 여의도에 최소인력인 100여 명만 두고 전부 이전하는 안이다.
산업은행은 전체 기능을 이전해야 온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전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올해 3월부터 부산 이전과 관련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해왔다.
국민의힘은 이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규정한 한국산업은행법을 개정하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업은행의 본점 소재지는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라 서울로 명시돼 있어 이전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파행 등으로 올해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고,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사안이다.
다만 노조의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다. 부산 이전은 산은의 경쟁력만 악화시킬 뿐이라는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부산 이전이 본격화된 이후 작년 퇴사자는 97명으로 예년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달 중순까지 44명이 퇴사했다.
이에 노조는 부산 이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재무학회에 의뢰해 받은 컨설팅 보고서에 따라 산은의 부산 이전 시 10년간 약 7조 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답정너 컨설팅'을 당장 폐기하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타당성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