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2%p 역대 최대...대출금리 또 오르나


美 연준, '베이비스텝' 단행에…한은 기준금리 인상 압박 커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뉴시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10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지난달 처음으로 동결을 결정했으나 한 달 만에 인상 행보를 재개했다.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기준금리 3.50%)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최대 2.00%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 격차는 사상 최대폭이다.

기준금리가 2%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은은 지난 13일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한미 금리차가 더 확대되면서 외국인 자금유출, 환율 상승 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가 기준금리를 3.75%로 가져가야 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금리 차에 대해 "지금 당장 위기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불안 요인인 것은 맞다"며 "외환시장에서 지난해 사실상 외환위기에 가까웠던 정도는 아니지만 환율이 계속 불안정하고, 1달러에 1100원 하던 통화에 비해 여전히 원화 가치가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준금리는 동결되어 있지만, 시장금리는 사실 많이 올라가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준금리 격차는 존재하지만 시장금리의 차이는 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이미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즉, 현재 한은이 기준금리를 억지로 내려놓은 상태지만, 인상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출금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선반영해 채권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 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에 차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해 고금리 충격파로 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또다시 오른다면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연 3%대 주담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5~5.81%로 나타났다.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 금리는 연 4.35~6.94%다.

원화 대출 연체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4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 말(0.33%)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월 말(0.23%)과 비교하면 0.14%포인트나 올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 채권금리에 (선)반영되어서 대출금리도 오를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 등의 연체율도 상승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연체율은 관리가 되는 수준으로, 앞으로도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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