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2차전지 쏠림 현상에 '신상' ETF 각축전 주목


신한·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2차전지 소재 ETF 연이어 출시
한 분야 집중 과열 부추긴다는 지적도

신한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이어 2차전지 소재 관련 ETF를 새롭게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유가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상장지수펀드(ETF)에 담아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새롭게 정비한 2차전지 관련 ETF를 내놓고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F 중 2차전지 관련 ETF가 26일 기준 3개월 수익률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67.08%)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42.29%) △SOL 2차전지소부장Fn(39.32%) △TIGER 2차전지테마(38.02%) △KBSTAR 2차전지액티브(33.59%) △TIGER KRX2차전지K-뉴딜(31.89%) △KODEX2차전지산업(28.35%) 등이다.

이들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2차전지 소재주를 포함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전통 2차전지주들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최근 폭등하면서 동반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높아진 만큼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가장 먼저 시장에 2차전지 소재 관련 ETF를 새롭게 내놓은 신한자산운용을 포함해, ETF 시장 전통 강자 삼성자산운용, 양극재 중심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두각을 나타낸다.

먼저 지난 4월 상장해 40%에 육박한 3개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소부장Fn'이 최초의 2차전지 소재 관련 ETF로 저력을 보인다. SOL 2차전지소부장Fn은 △에코프로(14.88%) △에코프로비엠(13.07%) △POSCO홀딩스(12.83%) △포스코퓨처엠(11.75%) △엘엔에프(7.82%) △LG화학(7.41%) 등 규모가 큰 기업들을 포함해 △성일하이텍(1.56%) △천보(1.52%) △솔루스첨단소재(0.93%) 등 시가총액 1조 원대 기업, △원준(0.39%) △새빗캠(0.37%) △대보마그네틱(0.36%) 등 시가총액 3000~4000억 원 규모의 기업들까지 고루 바구니에 담고 있는게 특징이다.

1년 기준 저점(2022년 9월 30일) 대비 109.98% 오른 'KODEX 2차전지산업' ETF를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추격도 눈길을 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일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을 출시해 재미를 보고 있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는 4일 1만890원으로 출발했다가 26일 기준 1만4230원에 거래됐다.

삼성자산운용의 '신상'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은 ETF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0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포인트다. 포스코퓨처엠이 23.0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에코프로비엠(19.21%) △에코프로(18.74%) △엘엔에프(11.75%) △LG화학(11.10%) △SK아이이테크놀로지(3.27%) 등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첫날 개인순매수 역대 ETF 1위(378억 원)에 이름을 올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소재Fn'의 시장 합류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와 수직계열화에 중점을 둔 에프엔가이드 2차전지소재 지수를 추종하면서 양극재 관련 기업 비중이 90%에 달하는 포트폴리오가 특징이다. 기업별로는 에코프로가 20.48%로 가장 높고, △에코프로비엠(17.65%) △POSCO홀딩스(17.15%) △포스코퓨처엠(13.99%) △LG화학(10.20%) △엘엔에프(5.60%) 등이 포함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2차전지 관련 ETF인 'TIGER KRX2차전지K-뉴딜', 'TIGER 2차전지테마'와 함께 TIGER 2차전지소재fn을 '2차전지 ETF 3형제'로 이어지는 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는 TIGER 2차전지소재Fn ETF의 양극재·수직계열화 기업 투자 비중에 대한 관심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1년새 1500% 넘게 주가가 오르며 개인투자자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은 에코프로는 18일 황제주(주당 100만 원 주식)에 등극한 후 25일 129만3000원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6일 하루 만에 5% 넘게 주가가 빠지는 등 변동 폭이 큰 탓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코프로 제공

일각에서 자산운용사들이 과열 양상을 보인 2차전지와 관련된 ETF를 연이어 출시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금투자로 이어지거나 주가 변동 폭이 낮아 장기적인 안목을 두고 투자하는 경향이 짙은 ETF마저 2차전지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 지적하는 과열 국면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실제로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광풍으로 하루에도 주가가 10% 넘게 급등하던 에코프로, 포스코 그룹주 등 2차전지 테마주가 하락 마감하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크게 내려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코스피는 9거래일 만에 2600선이 붕괴했으며, 코스닥은 간신히 900선을 사수했으나 하루 만에 4%가 넘게 빠지며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늘어난 투자자들도 있지만, 팬데믹으로 가계에 초과 저축이 남은 투자자들도 늘었다.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영향이 커진 셈이다"면서도 "올해 자산 가격 움직임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강력한 쏠림현상이다. 최근 거래량 비중을 보면 지난 4월 고점을 넘어선 과열 국면이다. 시장이 부진하면 과열 국면의 투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시가총액 대비 거래량의 쏠림이 과도하며, 시장 상승은 제한 특정 팩터의 과열만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못하면 해당 종목의 우위가 지속되기 어렵다. 기존 보유자는 점진적인 차익 실현 기회를 봐야 하지만 반대로 매도 포지션은 쏠림 지속에 따른 상승 위험에 따라 위험한 국면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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