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윳값 최대 104원 인상…정부 "밀크플레이션 과장"


낙농가·유업계 가격 인상폭 논의 중
"생산비 급등…일정 수준 인상 불가피"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9일부터 원유가격 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가격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더팩트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유 원유(原乳) 가격이 오른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분을 조정 중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9일부터 원유가격 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가격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24일까지 10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7일 이어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는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원유가격에 반영하는 상황"이라며 "농가가 1년 이상 (생산비 인상을) 감내한 사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원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소비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낙농가 생산비 변동분의 90~110%를 반영해 원유 가격을 결정했다. 낙농가 생산비는 2022년 기준 ℓ당 958.71원으로 전년 대비 13.7%(115.76원) 상승했다.

기존 생산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원유가격은 ℓ당 104원에서 최대 127원까지 인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생산비 상승분의 60~90% 범위에서 가격을 결정한다. 따라서 ℓ당 69~104원 내에서 인상분을 정하게 된다.

원유가격 인상으로 우려되는 것은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다. 원유를 주재료로 하는 흰우유를 비롯해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과 빵, 과자 등 가공식품의 가격도 오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원유가격이 ℓ당 49원 올랐고, 이에 유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약 10% 수준에서 인상했다.

농식품부는 실제로 원유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의 경우 유제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빵과 과자도 유제품 원료 사용 비중이 1∼5% 수준이라는 점이다. 카페와 베이커리 등도 국산 흰우유보다 저렴하게 수입한 멸균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도 정부가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농식품부는 "흰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유업체의 인건비, 유류비, 판매관리비 등과 유통업체의 마진으로 구성된다"며 "흰우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수요자뿐 아니라 유통 효율화 등 유통 분야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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