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서구=이성락 기자] LG전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 기업'이 아닌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비하드웨어(Non HW),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LG전자의 '가전 사업'은 무엇이 달라질까. 마찬가지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UP가전 2.0'을 통해 하드웨어 제품 판매 위주의 생활가전 사업을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시키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다.
LG전자는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P가전 2.0'을 공개했다. 'UP가전 2.0'은 생활가전 사업을 기존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구독 등 비하드웨어 영역으로 확장하고,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고객의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를 목표로 스마트 홈 솔루션 사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류재철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은 "기본적으로 가전 사업은 철저히 제품 중심이었다. 하드웨어 기기를 팔아서 매출과 순익을 만드는 그런 사업이었다"며 "그러나 LG전자는 이제 기기가 아닌 서비스 전체를 사업의 영역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기 사업에서의 노하우를 서비스 사업까지 확장하는 건 또 한 번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걸 의미한다"며 "이러한 준비의 일환으로 이번 'UP가전 2.0'을 발표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류재철 사장은 '초개인화된 가전'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가전을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LG전자는 많은 고객이 필요한 앱을 원하는 대로 설치하고 삭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편리한 경험을 가전에서도 누리고 싶어 한다는 점에 주목, 이를 실현하기 위해 3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스마트 가전용 인공지능(AI) 칩 'DQ-C'와 가전 운영체제(OS)를 자체 개발했다.
DQ-C 칩 기반의 가전 OS가 탑재된 'UP가전 2.0'은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것은 물론, 추가한 기능 중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손쉽게 지우며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다.
'UP가전 2.0'의 또 다른 특징은 '가전의 서비스화'다. 고객은 'UP가전 2.0'을 구매하는 시점에 제품 관리, 세척 등 본래 성능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LG전자 케어십 서비스는 물론, 가사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선택 가능한 외부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총 6가지다.
'UP가전 2.0'은 단순한 가전 기능을 넘어 홈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존 세탁기가 세탁을 하는 가전이었다면 외부 서비스와 연계한 'UP가전 2.0' 세탁기는 세탁뿐만 아니라 드라이클리닝, 의류 보관 등 의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세탁 솔루션이다.
LG전자는 우선 제품에 관련된 서비스부터 연계하고 점차 고객의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서비스까지 지원하도록 제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류재철 사장은 초개인화·서비스화된 가전을 '구독' 중심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사업 방향성도 설명했다. 류재철 사장은 "LG전자는 기존에도 렌탈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특정 기간을 정해놓고 계약을 맺는 형태가 아니다"며 "'UP가전 2.0'에서는 고객의 사정에 따라 원하는 기간을 선택할 수 있는, 좀 더 개인화된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류재철 사장은 기기 판매가 아닌 '구독' 위주의 사업을 벌인다면, 제품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고객은 가전을 한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한다. 구독하게 되면 교체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수요가 오히려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는 구독을 (사업의) 주력으로 바꾸고자 한다. 고객의 절반 이상이 구독 고객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LG전자의 H&A사업본부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건 현재 전사 차원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가전을 넘어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주완 CEO가 새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비하드웨어 사업 모델 혁신'을 제시했고, H&A사업본부가 이에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류재철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약간의 서비스를 늘리는 형태가 되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홈에 대한 'LG 생태계'를 준비하는 형태로 사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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