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덕본' 국내 2차전지주, 테슬라 주가 폭락도 끄덕 없네


장 초반 동반 하락했다가 모두 반등
불안감은 여전 해석도

일론 머스크(사진)의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9.74% 내린 262.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2차전지 관련 주가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전날 주가 폭락에도 끄덕 없는 모습을 보여줘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장 초반 동반 하락 '테슬라 쇼크'를 고스란히 받는가 했으나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2차전지주가 종가 기준 대거 상승 마감해 웃으면서 휴장을 맞이하게 됐다.

우선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는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52%(6만 원) 오른 11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전날보다 3.32%(3만5000원) 내린 104만80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다소 주춤하기도 했으나 이날 다시 매수세가 몰려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 분을 메운 모습이다.

2차전지 테마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포스코그룹주 3형제'도 이날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다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75%(5만3500원) 오른 5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각각 장 초반 1.94%, 0.32% 내려 불안감을 키운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DX도 종가 기준 5.38%, 0.81% 올라 상승 마감했다. 이 외에도 금양(12.81%), LG에너지솔루션(2.16%), LG화학(1.17%) 등 2차전지주가 빨간불로 장을 마치며 기세를 이어갔다.

간밤 테슬라 주식이 10% 가까이 빠지면서 국내 2차전지주들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일부 전망과 사뭇 대조적인 결과다. 테슬라는 2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9.74% 내린 262.90달러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 폭은 지난 4월 20일 이후 최고치였으며,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재산이 하루 만에 약 203억 달러(한화 약 26조 원)가 증발했다며 테슬라 주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보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테슬라의 이날 주가 하락 원인으로는 전날 발표한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향후 전기차 판매 방침이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운 결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전날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오른 250억 달러(약 31조6750억 원)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5%포인트 내린 9.6%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가격을 낮춰 양적 성장을 이룬데 성공했으나, 수익성이 훼손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급감한 셈이다.

그런데도 테슬라는 2분기 실적에 큰 문제가 없는 태도로 전기차 판매고를 더욱 높이기 위해 가격을 더 내리겠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증권가나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2차전지주가 그간 전기차를 잘 팔았던 테슬라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에 '주도주'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곧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 이유다.

그러나 21일 엘엔에프(-2.01%)를 제외하면 에코프로, 포스코그룹 2차전지주, 금양, LG화학 계열 등 주요 2차전지주들은 오히려 강세를 굳건히 지키며 장을 마쳤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 2차전지주의 주주들이 테슬라의 주가나 이익률보단 판매량에 주목한 결과로 판단된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이 높은 판매량에 따라 역대 최대 수준이기도 하고, 테슬라의 방침대로 판매량이 더욱 오르면 주가 폭락도 일시적일 여지도 농후하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일부 2차전지 종목들의 숏커버링이 여전히 견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2차전지주 수급이 증권가 전망이나 시장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이날 장 초반, 일부 주주들이 불안 심리에 초점을 두고 발길을 돌리면서 동반 하락을 겪기도 했다. 상승 여력이 더 남아있을 지, 현재가 고점일 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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