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올해 원유(原乳, 목장 젖소에서 생산한 우유) 가격 인상 폭을 정하기 위한 협상이 낙농가와 유업계 간 이견으로 24일로 연기됐다.
19일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이날 마무리를 목표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 시한을 24일로 다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달 9일부터 올해 원유 가격을 1리터(L)당 69~104원 인상하기로 하고 인상폭을 정하기 위해 이날까지 9차례 협상을 벌였다. 당초 협상 시한은 지난달 말까지였으나 낙농가와 유업계 간 이견이 커 이날로 연기됐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협상을 했지만 추후 협상 날짜를 잡는 데에 그쳤다.
낙농가는 국제 곡물 가격 급등과 인건비, 전기료 등 비용 상승을 이유로 큰 인상폭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유업계와 정부는 최소한의 인상에 그쳐야 한다고 맞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우유업체 10여 곳에 유제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유업계를 압박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원유 가격 인상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9월 중순 원유 가격 협상을 개시해 11월3일 인상 폭을 결정했고 같은 달 17일 제품 가격에 반영했다.
유업계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L당 49원 오른 데 이어 올해 최소 69원 인상이 예고돼 흰우유 가격 인상이 불가판데도 정부가 유가공 제품의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원유 가격 협상이 채 마무리되기 전 컵커피 14종의 편의점 가격을 다음달 1일자로 평균 5.1% 인하키로 결정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결정돼야만 우유제품 가격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의견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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