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아시아 대표 환경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SK에코플랜트가 IPO(기업공개)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내 상장 추진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트스위스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SK에코플랜트는 주관사 선정 이후 IPO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듯했으나 코로나의 장기화와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공모액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결국 SK에코플랜트는 IPO 추진을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추측이 새어 나왔다. 올해 4월부터 SK에코엔지니어링이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에너지 등 계열 고객기반을 회복하는 한편, 신규사업의 매출 기여도 늘어나고 있어 점진적인 외형 성장세를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두 번째 공모채 발행도 앞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날 1년 6개월물과 2년물로 구성되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추진한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5080억 원어치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 결과에 따라 SK에코플랜트가 상장 추진 여부가 판가름 날 수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같은 해 10월 박경일 대표가 수장으로 자리하게 됐다. 박경일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 체질 변경을 위해 볼트온(Bolt-on, 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 내세웠고, 최근까지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친환경폐기물 관련 자회사 7곳을 합병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증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의 100% 자회사인 대원그린에너지는 △그린환경기술 △이메디원 △디디에스 △새한환경 △도시환경 △제이에이그린을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대원그린에너지는 지난 2018년 SK에코플랜트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E&F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인수한 업체다. 7개 회사의 합병기일은 9월 1일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볼트온 전략에 따라 인수한 7곳의 폐기물 소각 및 매립업체를 모아 통합관리기업을 세운 것"이라면서 "그간 분산 운영됐던 소규모 환경기업들을 통합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환경사업 본연의 전문 사업역량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가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모양새를 연출하자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7조550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에 기록한 매출이 6조2204억 원이었던 것과 견주면 1년 새 1조 원 넘게 매출을 높인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환경과 에너지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안정적) 수준의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다만 SK에코플랜트 측에서 IPO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어 기업가치 평가나 상장 일정을 추측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상장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안재현 전 대표이사 사장은 임기 4년차를 맞이했던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 변경을 공식화한 후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2년 후 SK에코플랜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환경기업으로 성장해 기업가치가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거론되는 SK에코플랜트의 몸값은 5조~10조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