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마곡=이성락 기자]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이 가전에 이어 '새로운 효자'로 떠오른 전장(VS) 사업의 분사 가능성을 일축하며 LG전자 내에서 경쟁력을 지속 강화, 글로벌 톱10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주완 사장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전 명가'를 넘어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변화의 핵심 내용으로는 △비하드웨어(Non HW) 사업 모델 혁신 △기업 간 거래(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특히 조주완 사장은 재무적으로 2030년 연평균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 가치 7배 이상 등 '트리플 7'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65조 원(LG이노텍 제외) 수준인 매출액 규모를 100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주완 사장은 B2B 영역 계획을 설명하면서 VS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 원 규모의 글로벌 톱10 전장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VS 사업본부 분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주완 사장은 '사업 규모가 커지면 분사할 계획이 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VS 사업은 성장 동력으로서 빠르게 성장해 나가야 할 영역이 많다. 당분간 LG전자 내에서 작업을 만들어 나가는, 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분사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건 VS 사업이 LG전자의 '새로운 효자'로 급부상하고 있고, 장래성 또한 탄탄하기 때문이다. VS 사업의 경쟁력을 방증하는 수주 잔고는 올해 연말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VS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육성해 왔다. 지난 10년간 투자와 사업 고도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8조6496억 원, 영업이익 1696억 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LG전자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간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 VS 사업의 고성장 덕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9조9988억 원, 8927억 원으로, 매출은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사업본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올해 연간 매출액 10조 원이 예상되는 VS 사업본부가 가전 사업과 함께 전체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VS 사업은 높은 수주 잔고,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로 수익성이 높다"며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램프 등 3대 축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VS 사업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적극 대응, 자율주행과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신규 기회를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사장은 "10년 전 LG전자는 중요한 발표를 했다. 그중 하나가 VS 사업본부의 출범으로, 지금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끝에 VS가 LG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였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LG전자는 그 약속을 지켰다. LG전자의 새로운 도전에도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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