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최근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10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56만2000원) 대비 2.14%(1만2000원) 내린 55만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56만4000원으로 문을 연 LG에너지솔루션은 금세 하락세로 전환, 줄곧 내리막길을 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일별 하락률은 △4일 0.70% △5일 0.35% △6일 0.35% △7일 0.53% △10일 2.14%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가 하락세를 겪는 것은 기대 요인 대비 실적이 아쉬운 수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611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956억 원)보다 212.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2분기 매출은 8조7735억 원으로 작년 동기(5조706억 원) 대비 73% 증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6개 분기 연속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3.4%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충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우치 전기차(EV) 전지는 하반기 파우치 배터리 판매가격 본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2분기 중 주요 유럽 고객사들의 구매 이연으로 판매량이 부진했다"면서 "얼티엄셀즈 납품처인 GM의 물류 차질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출하 속도가 조절됐던 점도 미국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라고 풀이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출하량 모두 예상 대비 부진한 흐름이었다"며 "2분기 배터리 셀 판매가격은 지난 1분기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하락분이 연동 반영돼 원형 전지 중심으로 3∼4%가량 인하된 걸로 보인다. 3분기에는 중대형 배터리 판매가격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석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향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고객사들의 경우 하반기 판가 하락을 염두한 물량 조정이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문량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지난 1분기 주요 원재료 가격의 배터리 셀 판가 연동이 본격화되면서 중대형 배터리 셀 가격이 11% 가량 인하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잠정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예상보다 낮은 영업이익의 근거는 유럽 고객사향 물량 감소가 있다. 하반기 배터리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둔 고객사의 일시적인 물량 감소라면 하반기 물량 증가로 이연 되면서 일시적 요인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거나 해당 고객사의 소싱 다변화에 따라 고객사 내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시 유럽 비중 하락을 상쇄할 미국 시장 성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구성중 연구원은 얼티엄셀즈의 양산일정 확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예상보다 얼티엄셀즈의 양산 속도가 조절되고 있는 바 고객사의 수요, 설비, 인력 등 원인에 따른 물량 가시성이 중요하다. 2025~2026년 실적의 상당부분이 AMPC 크레딧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미국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시 실적의 변동성 확대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