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월세 비중…금리인하·전셋값 조정 영향


6월 서울 전세비중 51%대 회복
서울 전세가격 1→5월 4.7% 하락

서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 50% 이하로 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세가격이 내린데다, 시중은행의 금리도 인하된 영향이다. /더팩트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전세의 월세화로 고점을 찍었던 서울 월세비중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올해 체결된 임대차 거래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월세거래는 지난달 다시 절반 밑으로 내렸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내리고 전세가격이 조정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오피스텔) 임대차 계약 3만5341건 가운데 월세거래는 1만7182건으로, 전체의 48.6%를 차지했다. 빌라(연립·다세대) 월세비중은 5월 47.1%에서 6월 43.9%로, 아파트는 5월 42%에서 6월 40.2%로 각각 줄었다. 확정일자는 법원, 동사무소 등으로부터 주택임대차계약 체결 날짜를 확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임대차시장의 월세거래 비중은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전세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국 임대차 계약 269만8922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139만9422건으로 전체의 51.9%를 차지했다. 연간 월세거래 비중이 전세를 앞지른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도 역전세와 전세사기 우려로 월세 수요는 이어졌다. 올해 1~5월 임대차 계약 22만9788건 중 월세가 11만7176건으로 51.0%를 차지해 여전히 과반을 유지했다.

올해 5월까지 과반을 차지했던 서울 월세비중은 6월 들어 감소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 전세가격은 1월 대비 5월 4.7% 내렸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더팩트DB

그러나 최근 정부의 전세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가 겹치며 전세 거래량이 다시 월세 거래량을 앞질렀다. 또 그간 내린 전세가격과 달리 월세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전세 거래비중 회복에 영향을 줬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주택종합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1월 4억3531만 원에서 지난 5월 4억1451만 원으로 4.7% 내렸다. 이와 달리 평균 월세가격은 지난 5월 105만6000원으로, 1월 106만1000원 대비 5000원 내리는데 그쳤다.

전세대출 금리도 내렸다.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상단이 6%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 3월 5대 시중은행(우리·국민·NH농협·신한·하나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은 3%대에 진입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난해 전세의 월세화에 속도가 붙었던 것은 그간 전세가격이 고점을 찍은 가운데 금리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전세 가격이 많이 조정됐고,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낮아져 월세보다 전세가 경제적인 선택지가 되면서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가격이 내려 이자가 적용되는 대출 원금 자체가 줄었고, 이와 함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이 지난해보다 완화됐다"며 "실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내리면서 아파트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wisdom@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