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GS건설이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장 주식시장에서 주가 붕괴로 나타났다. 사고를 책임지기 위해 '전면 재시공'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비용 발생에 따른 손실 부담이 오히려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6일 한국거래소에서 GS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19.47%(3510원) 내린 1만4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은 물론,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조5430억 원에서 1조2426억 원으로 3000억 원가량 증발했다.
이날 GS건설의 약세는 GS건설이 17개 동 1666세대에 달하는 인천 검단신도시 소재 아파트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지의 공정률이 이미 70%(68%)에 달해 쌓아 올린 건물을 전부 허물고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하는 비용 등이 추가됨에 따라 큰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확한 수치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GS건설이 지난해 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2810억 원 이상을 고스란히 이번 재시공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증권가는 GS건설의 향후 주가 향방에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발생 당시만 해도 GS건설은 1분기 호실적과 하반기 업황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소 2만 원대 주가를 유지하는 등 하방 압력을 버텨냈다. 하지만 사실상 시공사 책임으로 귀결되면서 버틸 힘을 다소 소진했다는 해석이다.
삼성증권은 6일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나 GS건설의 목표주가를 27% 내린 2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과거 목표주가 3만 원을 책정했던 한국투자증권은 리포트에서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올해 영업이익 감소 전망과 함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으로 기인식된 매출에 대한 회계적 손실 처리, 철거 비용, 지체 보상금, 입주민 보상금 등을 포괄해 충당금을 대규모로 인식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철거 비용이나 보상금 규모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당장 충당금 전체 규모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그 일부나 전부가 2분기 또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면 재시공 비용 발생뿐만 아니라 철거 기간에 따른 지체 보상금, 기존 사업 조달을 맡은 LH에 대한 이자 비용, 브랜드 인지도 하락에 따른 정비사업 수주 감소 등이 우려된다"며 "손실 금액을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30% 내외의 배당 성향을 유지해 온 회사의 배당정책도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