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싸"...'고물가 시대' 유통가 복(伏) 특수 할인 경쟁


유통업계 초복 특수 앞두고 계육 할인 확대

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닭고기 도매가격이 전년 동일 대비 3.7% 상승했고, 소매가격 역시 Kg당 627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9% 올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승우 기자] 복(伏)은 음력 7~8월께에 오는 절기로 열흘 간격으로 초복(初伏)·중복(中伏)·말복(末伏) 세 번 찾아온다.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때이기도 한 삼복 기간에 기(氣)를 회복하기 위해 보양식을 찾는다. 특히 복날이면 삼계탕, 용봉탕, 보신탕 등의 식당 앞에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초복이(7월 11일) 코앞으로 다가오자 유통업계는 다양한 보양식 마케팅으로 소비자 입맛잡기에 나서고 있다. 갈비, 장어, 닭 등의 육류로 가공한 식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통업계의 복날 이벤트로 보양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너도나도 할인... 어떤 닭고기 먹지?

보양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삼계탕이다. 유통업체들은 복날 특수 선점을 위한 마케팅 작업이 한창이다. 생활물가가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대부분 가격 안정 쪽으로 초점을 맞춰 계육 제품을 내놓고 있다.

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닭고기 도매가격이 전년 동일 대비 3.7% 상승했고, 소매가격 역시 Kg당 627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9% 올랐다. 정부는 7월 여름 시기 삼계탕 수요가 급증하는 점을 감안해 생닭고기의 공급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복날 생닭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일주일 판매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인 300톤의 계육을 확보했다. 보통 일주일 소화 물량이 60톤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평상시 대비 약 5배 판매량을 준비한 셈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가격은 1만6423원으로, 작년 5월 1만4577원보다 1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1만4143원)과 울산(1만4800원)을 제외하고 전국 삼계탕 가격 역시 1만5000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6~12일 일주일간 '국산 무항생제 두마리 영계(500g*2)'를 행사카드로 전액 결제 시 40% 할인한 6948원에 판매한다. 또, 국산 토종닭 백숙용(1050g, 국내산)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5천원 할인한 1만0980원, 삼계 필수 재료(황기, 대추, 삼계탕용 티백)를 4980원에 구매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이마트를 통해 시중 가격의 반값보다 더 저렴하게 삼계탕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외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라 더욱 의미가 깊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수퍼마켓 GS더프레시는 복날 행사를 위해 하림생닭 10만 마리를 준비했다. GS리테일은 5~11일 전국 수퍼마켓 GS더프레시 점포에서 1kg 내외 중량의 하림1등급토종닭을 GS페이 결제 고객에게 9800원, 하림닭볶음탕1kg을 7800원에 각각 판매하는 초복 행사를 운영한다.

편의점 업계 1위 CU는 초복을 맞아 가성비를 높인 보양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한다. CU가 선보이는 보양식은 자이언트 인삼 닭백숙, 팔도한끼 보양 삼계죽, 통고기 보양 닭칼국수 등의 닭고기 가공 식품이다.

팔도한끼 보양 삼계죽은 CU의 대표 HMR 브랜드 팔도한끼 시리즈 중 하나로 인삼 닭죽에 통닭다리가 어우러진 가평식 프리미엄 닭죽이다. 자이언트 인삼 닭백숙과 함께 7월 한 달간 NH농협카드로 구매 시 3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CU가 판매한 보양식의 매출신장률을 살펴 보면 2020년 14.0%, 2021년 21.1%, 2022년 30.8%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외식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편의점 간편 보양식을 찾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의 여파로 보양식을 편의점에서 알뜰하고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업계는 차별화 보양식 개발은 물론, 소비자들의 구매 비중이 높은 상품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행사를 펼쳐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유명한 ‘국산 농어회(250g)’를 출시한다. /롯데마트 제공

◆ 이밖의 보양식 풍경

몸에 좋은 영양식은 닭고기 뿐만 아이다.

세븐일레븐은 MZ세대를 겨냥한 장어 도시락을 선보인다. 기력 회복과 스테미너의 상징인 장어는 최근 일본식 장어덮밥 '히쓰마부시'를 통해 외식업계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먹거리다.

세븐일레븐은 고가의 보양식 민물장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도록 '민물장어&훈제오리도시락', '양념민물장어구이'로 더욱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롯데마트는 PB 상품 '요리하다 왕갈비탕(900g)'를 전국 전점에 진열한다. '요리하다 왕갈비탕'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문 식당 수준의 갈비탕을 집에서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개발한 상품이란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상품명 대로 큼직한 갈빗대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외식의 경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7% 가량 상승하는 동안, 롯데마트의 간편 국물 요리 매출은 약 15% 증가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왕갈비탕'을 출시함으로써 국물 요리 라인업을 강화해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유명한 '국산 농어회(250g)'를 출시한다. 대체로 원가가 저렴한 중국산 농어가 많이 유통되는 상황 속에서 롯데마트가 준비한 ‘국산 농어회’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만큼 희소성이 높다는 차별점을 두고 있다. 또한, 6~7월에 번식을 앞두고 살을 많이 찌워 살코기의 양이 가장 많고, 수입산에 비해 기름기가 풍부해 감칠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정해민 롯데마트 식품PB개발팀 MD(상품기획자)는 "요리하다 왕갈비탕은 우수한 맛과 품질,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고객들의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맛있는 식탁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PB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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