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문수연 기자] 삼일제약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안과질환 제품 호재로 외형 성장이 전망됐지만, 오너 3세인 허승범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허 회장 취임 후 약 1년 만에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허승범 삼일제약 회장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부터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5일 삼일제약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1% 하락한 785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0% 이상 내린 66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일제약 주가는 6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2분 기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86% 내린 7390원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오너 리스크로 삼일제약의 주가 하락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삼일제약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연 매출 2000억 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데,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커지고 있다.
허 회장은 허강 전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삼일제약 창업주인 고(故) 허용 회장, 허강 전 명예회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은 취임 후 안과질환 관련 치료제 도입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아멜리부주(성분명 라니비주맙)'에 대한 국내 유통,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1월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레바미피드' 성분 안구건조증치료 개량신약 '레바케이점안액'을 출시했다.
의약품 조사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루센티스 시장 규모는 351억 원을 기록했으며, 국내 레바미피드 점안제 시장 규모는 9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증권업계는 삼일제약이 올해 아멜리부 판매로 매출 100억 원, 레바케이로 200억 원을 확보하면서 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면서 거래량이 대량 유입되고, 그에 따른 주가 상승이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6일 하루에만 1469만 주가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로 잡음이 일면서 실적 성장이 주가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삼일제약은 "허 회장에 대한 조사는 1년 전부터 내사를 받고 있는 건으로 이미 대부분 해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 영향을 받을 사항은 전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이슈로 회사를 위해 노력해 온 경영진, 임직원, 이해관계자 모든 분께 끼치게 돼 사과의 뜻을 표하며, 회사에 대한 악의적인 과장과 사실 왜곡이 지속되지 않도록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