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검단 아파트 1700가구 재시공에 수천억 원대 손실 불가피


기존 사업비 2773억 원 규모
철거비, 입주자 보상비 등 지출 전망

GS건설이 지하 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1700여가구를 모두 철거하고 다시 짓기로 했다. 현재 단지의 공정률은 68% 수준이다. /더팩트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GS건설이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에 따라 지하 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1700여 가구를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 재시공과 입주지연에 따른 비용도 모두 시공사인 GS건설이 부담한다. 공정률이 약 70%에 달하는 대단지를 철거하고 다시 짓는 과정에서 수천억 원대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공사가 사고에 따른 책임과 부담을 떠안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태공사(LH)는 보상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6일 GS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입주 예정자들의 요구에 따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를 헐고 다시 짓기로 했다. 재시공에 따른 모든 비용과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비도 모두 회사가 부담한다. 앞서 4월 29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단지는 LH가 발주해 GS건설이 주관하는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시공뿐 아니라 설계, 감리 등 복합적인 부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으로는 전단보강근(철근)의 미설치와 콘크리트 강도부족 등이 지목됐다. 이와 함께 설계와 다른 시공, 구조계산서와 설계도면의 불일치 등이 발견됐다.

비단 시공뿐 아니라 감리, 안전관리, 설계 등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지적됐지만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책임을 지고 단지를 전면 재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고가 발생한 인천검단 AA13지구의 2블록을 포함해 맞은편에 조성된 1블록까지 전면 철거하고 다시 짓기로 했다. 단지는 1블록 702가구, 2블록 964가구 등 총 177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GS건설 관계자는 "경영진은 재시공에 따른 모든 비용과 입주예정자의 입주시기 지연에 따른 보상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며 "입주예정자에게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GS건설이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의 재시공을 결정하고 이에 따른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차장 상부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주차장 모습. /뉴시스

입주 예정자들은 사고 발생 후 LH와 GS건설 측에 전면 재시공을 요구해 왔다. 이에 시공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발주처인 LH는 현재까지 책임 소재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내달까지 실시되는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재시공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시공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발주처와 협의 없이 전면 재시공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날 LH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사고를 수습할 것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보상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재시공에 따른 GS건설의 금전적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GS건설이 해당 사업에서 수주한 도급액은 1109억3500만 원이다. 인천검단 AA13-1·2블록 공동주택사업의 총 사업비는 2773억 원가량이며, GS건설은 이 가운데 40%의 지분을 보유했다. 단지를 재시공하면 회사가 총 사업비를 모두 부담할 수밖에 없다.

단순 공사비 외에 기존 주택의 철거비도 발생한다. 현재 단지의 공정률은 68%다. 또 입주민의 입주지연과 비금전적 피해까지 보상한다는 사측의 결정에 따른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GS건설이 부담해야 하는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을 월 15억8000만 원으로 추산했다. 한 해 약 200억 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철거 후 재시공은 일반 아파트 공사 기간의 두 배 이상 소요된다"며 "이 기간 지출되는 각종 금융비용만 해도 연간 수천억 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일지라도 공정률 절반이 넘은 대단지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의 비용 부담은 크다.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규모의 손실이 그대로 회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공정률 60%였던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회사 전체의 실적이 악화하기도 했다. 기존에 올렸던 총 705가구 아파트의 해체 비용과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한 손실 3401억 원이 두 차례에 걸쳐 실적에 반영됐다.

회사가 한 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을 고려해도 이같은 손실은 실적에 무리를 주는 금액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100억 원, 2021년 27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회사의 영업이익은 5857억 원이었는데, 손실이 반영된 2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28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화정아이파크보다 1000가구 많은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를 철거하고 다시 짓는데 따르는 손실 규모는 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토부의 사고 원인조사 결과 발표와 재시공 결정으로 회사의 주가도 크게 내렸다. 지난달 7일 종가 2만1250원이었던 GS건설의 주가는 사고 조사결과 발표를 앞둔 29일 종가 1만8600원으로 내렸다. 이어 전날 재시공 발표로 종가 1만8030원으로 떨어졌고, 이날 오후 12시께는 1만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사이 주가가 30%가량 내린 것이다.

이번 재시공 결정에 따른 손실의 회계 반영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GS건설 관계자는 "아직은 손실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고, 추정 손실의 회계 반영 시점도 불투명하다"며 "현재로서는 비용보다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입주예정자의 보상 방안과 회사의 신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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