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성 기자] 한국에 생산거점을 둔 GM 한국사업장과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GM한국사업장이 쉐보레 트랙스크로스오버를 선보이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판매량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M한국사업장은 상반기(1~6월) 내수 시장에서 총 1만8984대가 판매됐는데 그 중 트랙스크로스오버가 54.3%(1만310대)를 차지했다. 쉐보레 트랙스크로스오버가 4월에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판매 실적은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GM한국사업장의 상반기 내수시장 증감률은 전년 대비 8.2% 상승한 수치다.
지난달 판매량도 5159대로 전월 대비 8.4%, 전년 동월 대비 16.4% 오르면서 쉐보레 트랙스크로스오버 출시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1만2270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2%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지난해(1~12월) 총 5만2621대가 판매됐는데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절반도 못 미칠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난달 판매량은 1721대로 전년 동월 대비 77.1% 대폭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3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전략으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르노코리아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대신 기존 모델을 활용한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는 등 차량 업그레이드 전략만을 고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신차도 아닐뿐더러 크게 달라진게 없어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부터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지만 올해는 국내 시장에서 손을 땐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르노코리아 측은 "올해는 내년을 위한 준비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오로라프로젝트가 실행되기 전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라인업으로도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은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장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QM6와 XM3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르노코리아에겐 신차가 없는 것이 굉장한 치명타이다. 올해 르노코리아도 내수 시장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르노코리아가 밀고 있는 QM6, XM3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은 르노코리아 수출 기지다'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해 일정 판매 비율을 유지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르노코리아의 오로라프로젝트는 '어두운 시기였던 과거를 지나 새로운 빛을 비춘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내년 하이브리드 중형 SUV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25년엔 중대형 크기의 쿠페형 SUV가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