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 이어 '불법 지원금 의혹' 압수수색


경찰, 전날 카카오페이 본사 압수수색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수시검사에서 카카오페이가 1위 VAN(밴·부가통신사업자) 업체인 나이스정보통신으로부터 가맹점 우회 지원으로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페이가 연일 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먹튀'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데 더해, 불법 지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불법 지원금 규모는 수억 원 수준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수시검사에서 카카오페이가 1위 VAN(밴·부가통신사업자) 업체인 나이스정보통신으로부터 가맹점 우회 지원으로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카카오페이 결제 가맹점 모집을 위해 나이스정보통신에 대행 업무를 맡겼다. 카카오페이가 가맹점 모집인 대리점에 줘야 할 모집 대행비를 나이스정보통신이 지급한 것으로 금감원 검사에서 확인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같은 대형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 부가통신서비스 이용을 이유로 밴사에 부당하게 보상금 등을 요구하거나 받아서는 안 된다. 밴사 역시 대형 신용카드 가맹점에 부당하게 보상금을 제공하면 안 된다.

2021∼2022년 2차례에 걸친 판촉 과정에서 나이스정보통신이 카카오페이 대신 수억 원가량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나이스정보통신이 카카오페이 결제사업에 대한 밴 거래 관계를 유지할 목적으로 보상금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페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결제서비스 가맹점 모집·관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1년 말 상장 직후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당시 카카오의 공동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후인 2021년 12월 류 대표를 포함한 임원 8명은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 원 어치를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류 대표는 보유 스톡옵션의 32%인 23만 주를 20만4017원에 팔아 469억 원을 현금화했다. 임원진의 무책임한 스톡옵션 행사 이후 카카오 주가는 10만 원대 밑으로 고꾸라졌으며 계열사 주가도 하락했다. 류 전 대표는 이 일로 내정됐던 카카오 공동대표직에서도 물러났었다.

카카오페이는 당시 경영진 스톡옵션 행사·매각에 따른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사내 간담회를 통해 "향후 2년의 임기 기간 동안 보유 주식 매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와 주식 매도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페이는 장중 4%대 급락세를 보이며 하락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2350원(4.84%) 하락한 4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4만6050원까지 떨어졌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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