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이차전지 사업을 하는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 주가가 100만 원을 가시권에 뒀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 주가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3일 전거래일(지난달 30일, 75만4000원) 대비 20.42%(15만4000원) 오른 90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70만 원 후반을 호가하던 주가는 오후 1시를 기점으로 90만 원선까지 크게 뛰었다. 이날 에코프로는 장중 91만90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에코프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 속에 급등세를 연출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를 각각 3245억 원, 151억 원어치 사들였다.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에코프로 전체 거래량은 291만7592주를 기록했다. 전일 거래량 65만5380주의 4.5배에 이른다. 거래대금은 2조4800억 원으로, 2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가총액도 전 거래일보다 4조1007억 원 증가한 24조1779억 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13위인 카카오(22조6493억 원)을 제쳤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또한 전 거래일(24만9000원) 대비 5.82%(1만4500원) 오르면서 2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5만4000원으로 문을 연 에코프로비엠은 계속해 상승 폭을 늘리더니 장중에는 27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에코프로의 강세는 테슬라 차량 인도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을 받아 투자자들이 이차전지 종목에 몰린 결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각) 테슬라는 지난 2분기 46만600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83% 뛴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인 44만5000대도 크게 웃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최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공장을 확장하면서 생산성이 좋아져 인도 차량 대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도 수요 증가 원인으로 꼽혔다. 모델Y의 경우, 차량 가격이 20% 정도 인하됐다. 미국 정부의 세금 환급 정책도 테슬라 차량 판매 급증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 달러(약 989만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지난달 30일 361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한 점도 에코프로 형제의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줬다. 에코프로는 공시를 통해 "추가 투자자의 유상증자 참여 결정이 확정될 경우 최종 유상증자 금액은 약 4000억 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형제에 대한 밝은 청사진을 그리는 분위기다. 올해 2분기에는 일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나, 중장기 성장성이 풍부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1조 9800억 원, 영업이익 119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각 전년 대비 67%, 16% 증가한 수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리튬 가격 하락 영향으로 판가가 전 분기 대비 5% 하락했다. 'CAM5N'의 전환투자에 따른 일시적 출하부진, 예상보다 늦어지는 전동공구 수요 회복이 주된 원인"이라면서도 "중장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준비는 잘 진행 중이다. 전환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해외 공장 증설에 활용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테슬라의 2분기 전기차 출하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코스닥지수 상승 폭에 상당 부분 기여를 했다"면서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PCE) 상승률 둔화, 한국 무역수지 흑자 전환, 중국 6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웃돈 점 등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