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서 본 '반도체 바닥론'…삼성전자, '8만전자' 기대감 고조


지난달 29일 장중 삼성전자 7만3400원 '터치'
증권사 목표주가 상향도 잇달아

삼성전자는 지난딜 29일 장중 최근 1년래 가장 높은 가격인 7만3400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탔다. 반도체 업황 하강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판단에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사자' 행렬에 나선 영향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7만2400원) 대비 0.28%(200원) 내린 7만2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7만2500원으로 문을 연 삼성전자는 장 초반 7만2700원을 기록했으나 소폭 하락세로 전환한 뒤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전자는 전날인 지난달 29일 장 초반에는 7만3400원에 거래되며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상승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6월 한달에만 삼성전자 주식 1조 원 넘게 사들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주목받는 점이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등 북미 그래픽카드 업체에 HBM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HBM은 AI 서버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다. HBM의 가격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대비 5배 이상 높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이 도합 9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예견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들에 샘플을 출하했다"면서 "대량 양산 체제 구축도 완료됐다"고 풀이했다.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내며 반도체 바닥론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올해 3~5월 매출이 37억5200만 달러(한화 약 4조93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보다 1억 달러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자체 회계연도에 기반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을 발표한다. 마이크론의 실적 공개는 관련 업체 중에 가장 빠르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을 내다보게끔 하는 기준점 역할을 하곤 한다. 지난해 하반기 디램(DRAM) 시장의 급락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도 1년 전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기인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2분기 판매는 전 분기 대비 5% 성장에서 10% 성장으로 개선됐다"며 "그동안 고객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고 저가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과 가이던스는 2분기 반도체 실적이 디램 3사 모두 컨센서스를 뛰어넘을 것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 우위 구도로 변모할 것"이라며 "반도체 실적 개선에 따라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은 8조6000억 원에서 내년 25조6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증권사들은 잇달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9만4000원으로 제시했고, 현대차증권은 기존 7만8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기존 7만9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올해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나 삼성전자 주가는 비교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아웃퍼폼(outperform)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치를 상회하기 위해서는 DDR4 재고 처리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 축소,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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