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줄줄이 호실적에도 주가는 울상…왜


2분기 역대급 실적 예고에도 주가 하락세
외국인 매도세가 하락 주도…하반기 전망도 안 좋아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1분기 역대급 실적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주가는 맥을 못추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1분기 역대급 실적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다만 주가는 맥을 못추리고 있다. 하반기부터 높아지는 연체율, 낮아지는 순이자마진(NIM),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 등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선반영 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4399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4조3711억 원보다 1.57% 오른 규모다.

앞서 금융지주는 1분기에도 전년 대비 6.5% 늘어난 4조89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왔다.

시장의 예상치대로라면 올해 상반기에만 4대 금융지주 합산 당기순이익은 9조33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대 반기 실적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에도 금융지주의 주가는 맥을 못추리고 있다.

지난 28일 종가 기준 KB금융 주가는 4만8150원으로, 올해 1월 17일 6만700원이던 고점 대비 20.7% 감소했다. 신한지주 주가도 올해 1월 26일 4만4900원이던 주가가 3만4700원까지 고꾸라졌다. 하나금융지주는 5만3300원이던 주가가 4만250원으로,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만3510원의 고점에서 1만1980원으로 미끄러졌다.

외인 매도세와 더불어 하반기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 전망도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팩트 DB

증권가 일각에서는 관치금융 등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하락을 주도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은 지난 27일까지 KB금융 주식을 7거래일 연속 매도했으며, 하나금융 주식은 1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했다. 신한지주 주식은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이 넘게 계속 순매도 중이다.

하반기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 전망도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우세를 이루면서 금융지주의 높은 실적을 견인해 온 이자 이익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단 분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하반기 금융업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가정하더라도 NIM 하방 압력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금리 상승효과가 일단락됐지만 조달금리 상승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지며 둔화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금융권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예상 배당액은 KB금융 510원, 신한금융 525원, 우리금융 180원, 하나금융 600원 등이다. 분기배당은 주식의 장기보유를 유도해 주가를 부양시키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간배당 기준일은 어제(28일)까지로, 이전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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