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정부의 압박으로 라면값 인하를 결정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주가가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가격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농심은 전 거래일(42만 원) 대비 4.76% 내린 40만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41만7500원으로 출발한 농심은 장 중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양식품 역시 전 거래일(11만 원)보다 2.82% 내린 10만6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뚜기는 전 거래일(40만4500원) 대비 1.11% 내린 40만 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라면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 소식을 발표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앞서 전날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 출고가를 4.5%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던 신라면 1봉지 가격은 95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삼양식품도 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리겠다고 밝혔다. 오뚜기 역시 7월 중으로 진라면을 포함한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내릴 계획이다.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은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라면값 인하' 발언의 영향이다. 지난 18일 추 부총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한 것에 맞춰 기업들이 라면값을 적정하게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농심이 라면과 과자 가격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보다 2∼3%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하로 농심의 연간 매출액 전망치도 180억~190억 원 정도 낮춰질 것"이라며 "국내 제분회사에서 공급받는 소맥분 가격도 5% 인하돼 연간 최소 80억 원 정도 절감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