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 300억에 파나진 인수…주가 하락·주주 반대에도 강행 이유는?


HLB컨소시엄, 30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파나진 인수
"파나진 인수로 HLB 헬스케어 사업 성장할 것"

HLB그룹은 HLB, HLB바이오스텝,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H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HLB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1일 파나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HLB

[더팩트|문수연 기자] HLB그룹이 파나진을 인수하며 암 분야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연일 이어진 주가 하락세로 주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지만 HLB그룹은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해 글로벌 규모의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그룹은 HLB, HLB바이오스텝,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H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HLB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1일 파나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30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이뤄졌다. 이와 별도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노마드4호 조합이 인수한 266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HLB가 해당 CB에 30%의 콜옵션 권리를 확보하면서 HLB는 파나진의 대주주가 됏다.

HLB는 '간암 신약허가'를 단기 목표로, '진단·치료분야 핵심기술 확보'를 중기 목표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을 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HLB는 파나진 인수 이유에 대해 "당사는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치료제 허가를 확신하고 있는 만큼, 그간 NDA와 함께 상업화 준비에도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다만 이와 별도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한 '포스트 리보세라닙', 즉 리보세라닙에만 집중돼 있는 성장 축을 다변화하기 위한 고민도 지속해왔다. 이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 당사에게 그동안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위해 순항하고 있는 NDA와 별도로 이미 갖춰진 진단기기 하드웨어에 탑재할 강력한 진단기술 소프트웨어를 모색해 왔다"면서 "그 결과 독보적인 유전체 치료 소재와 분석기술을 가지고 있고, 특히 암 진단 분야에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표적항암제 동반진단 개발을 진행중인 파나진의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나진은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전병 치료의 핵심 소재인 PNA(펩타이드 핵산)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암 진단키트를 개발,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캔서 문샷'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암 조기 검진'을 설정하며, 이 분야에 대한 강력한 지원과 드라이브를 시사했다.

HLB는 "파나진의 인수와 함께 유상증자, 전환사채 등을 통해 풍부한 자금 유동성을 공급, 주로 국내에 치중됐던 파나진의 영업망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가겠다"면서 "이미 헬스케어사업부 등을 통해 애보트 등 다국적기업과 확립된 네트워크도 파나진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PNA 분야에서 기술적 초격차를 확보한 파나진의 인수로 HLB의 헬스케어 사업은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파나진은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전병 치료의 핵심 소재인 PNA(펩타이드 핵산)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파나진

다만 HLB는 최근 반복되는 공매도에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일부 주주들은 이번 M&A에 대해서도 걱정을 드러내고 있다.

HLB는 "이번 M&A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주주들도 분명 있겠지만 회사는 단기적 성과뿐만 아니라, 중장기 성장 발판도 함께 고민하고 마련해야 하기에, 핵심 목표의 달성을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면서 "리보세라닙에 이어 진단 부분에서도 글로벌 규모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하락세에 대해서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확인되는 대로 관련 기관에 신고하고, 언제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HLB가 파나진을 인수하게 되면서 파나진의 경영권 분쟁도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진은 지난해부터 기존 최대주주인 김성진 전 대표와 소액주주 간 갈등을 겪고 있다. 주주들은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터리얼스 대표가 코스탁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남편인 김 전 대표를 통해 파나진의 기술과 자산을 유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지분을 모아 올해 초 경영권을 거머쥐었다.

김명철 파나진 대표는 "주주연대가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기업의 소유목적이 아니라 투명한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면서 "HLB의 사업역량과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면 파나진의 진단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크게 빛을 볼 것이라 확신해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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