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연 3%대로 떨어졌던 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4%대로 올라섰다. 당분간 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사람)'의 한숨은 깊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34~6.99%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03~6.49%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금융채와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4월 하락하면서 기준금리(3.50%)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지난달 상승으로 다시 기준금리 위로 올라섰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렇듯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5대 시중에서는 연 3%대 주담대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대출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한국과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여지가 남아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한미 금리차 등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은행들이 다음 달부터 정상화되는 유동성 규제에 맞춰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 미리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일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회사채·단기금융시장 경색에 대응하기 위해 온화해 온 은행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 등의 규제 완화 조치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한숨 돌렸던 영끌족들도 다시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잠시 내려갔던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하고 있다"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도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