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단체' 이미지 벗나…계속되는 전경련의 MZ 향한 구애


23일 드림워크 토크콘서트 개최
SNS·유튜브 시작…이미지 변신 안간힘
'아재단체' 이미지 벗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평가도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국민 소통 두 번째 프로젝트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향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 이들의 마음을 얻어 젊고 친숙한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인데, 출발은 나쁘지 않지만 기존 '아재단체' 이미지를 벗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전날 오후 서울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MZ세대 400여 명을 초대해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토크콘서트는 멘토와 젊은 세대가 도전과 열정, 혁신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타일러 라쉬 등이 멘토로 나섰다.

전경련이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단체는 국정농단 사태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선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 국민 소통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이번이 두 번째 행사다. 앞서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도 지난 2월 취임하면서 국민 신뢰 회복의 핵심 키워드로 '소통'을 제시했다. 그는 "전경련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첫걸음은 국민 소통이고, 지름길 역시 소통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민 소통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첫 번째 프로젝트 '갓생(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의 MZ세대 유행어) 한끼'에 주요 그룹 총수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여, 큰 호응을 얻으면서 출발이 좋았다는 평가다.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성격인 '갓생 한끼'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번 토크콘서트 참가도 신청자가 몰려 조기 마감됐다. 이상윤 전경련 CSR본부장은 국민 소통 프로젝트에 대해 "'갓생 한끼'가 1대 1 맞춤형 멘토링, 재능 기부 콘셉트라면,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는 한국판 TED 형식의 시대 리더와의 소통 공감 콘셉트"라며 "전경련은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국민 소통 첫 번째 프로젝트 갓생 한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의 목표는 젊고 친숙한 경제단체로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전경련은 과거 대기업의 이익만 대변하고, 정부와의 관계만 중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소통의 대상으로 MZ세대를 앞세운 것 또한 낡고 정체된 '아재단체'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추후 전경련은 변화된 이미지를 통해 위상 회복의 전제조건인 '4대 그룹의 복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국민 소통 프로젝트 외에도 이미지 변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학생, 사회 초년생, 청년 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 '청년전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전경련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주요 활동과 행사 소식, 기업 활동 사례, 산업 동향 등을 신속하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이달 초 U-20 월드컵 거리 응원전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취지다. 전경련은 U-20 월드컵과 관련해 "경제계도 국민들과 함께 힘차게 응원할 것"이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역시 '청년전자'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로, MZ세대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이상윤 본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어렵고 딱딱한 전경련이 아니라, 국민에게 친숙하고 가까운 단체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전경련의 행보가 궁극적 목표인 국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직 긍정 사례가 많지 않아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고, 소통 방식·아이디어 또한 실효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경제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내용에 더 집중하게 된다. 나쁜 이미지를 좋게 바꾸는 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토크콘서트를 열거나, SNS·유튜브로 소통하는, 다른 곳에서도 이미 다 하고 있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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