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 9시까지 퇴근하지 마" OK저축은행, 강제 야근 '파문'


팀장급 이상 강제 야근 지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 있어
OK저축은행 "조직 체질 개선작업 중…긴장감 갖자는 취지"

블라인드 게시글 등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본사 관리자급(팀장 이상) 직원에게 밤 9시까지 퇴근하지 말고 무조건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OK저축은행이 임직원에 강제 야근을 지시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글 등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본사 관리자급(팀장 이상) 직원에게 밤 9시까지 퇴근하지 말고 무조건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회사 측이 비상경영체제 차원에서 팀장 이상 직원에게 강제 야근을 지시했으며, 개인 저녁 약속도 잡지 말고, 휴가 역시 사전에 계획된 것만 가라고 요구했다'는 다수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OK저축은행 직원은 "어제부터 본사 팀장 이상 밤 9시까지 퇴근하지 말고 무조건 대기하라 했다네요. 관리자들이 넘 불쌍하다. 이러니 다들 수당도 별로 없는 관리자를 안하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 귀한 줄 모르는 회사", "직원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회사"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OK저축은행의 강제 야근 지시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직장갑질 119 최혜인 노무사는 "강제 야근이 성립하려면 '야근'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먼저 밝히는 게 우선이다"면서도 "다만 회사나 상사의 눈치가 보여 거절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남아있어야 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노무사는 "비상경영체제 차원에서 이러한 지시가 내려왔는데, 정말 회사가 어렵고 당직 등 남아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든가 실제 회사 사무실에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업무 지시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회사에 남아있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이 강제로 남아있게 하는 부분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OK저축은행이 최근 본사 관리자급(팀장 이상) 직원에게 강제 야근을 요구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블라인드 캡처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측은 말이 확대 해석되며 오해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강제 야근 지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9시까지 강제로 남아있으라고 한 적은 없다. 긴장감 차원에서 얘기한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 휴가나 저녁 약속 취소 등도 말한 적 없는데 관리자 몇몇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해석판단해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고 에둘러 말했다.

최근 OK금융그룹이 대부업 계열사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의 철수 시기를 당초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 말로 앞당기면서 긴장감을 갖자고 한 말이 와전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근 지시 사실을 정확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OK금융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나래·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저축은행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OK금융은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10년 후인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철수하겠다고 금융당국과 약속했지만, 최근 금융위원회에 러시앤캐시 영업양수도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올해 연말까지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혀 철수 시점을 1년 가량 앞당겼다.

OK금융은 대부업 청산 시기를 앞당기면서 최근 그룹 내 소비자금융직군 직원 대상으로 직군 신설과 함께 직군 전환과 관련한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

소비자금융직에서 회수전문직으로 전환을 신청해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위로금 지급과 함께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다. 새로운 직군으로 전환을 신청하지 않으면 대부업 철수 시점까지 계속 기존 업무를 맡게 된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 철수를 앞두고 일부 임직원의 직군 전환을 추진하며 직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체질 개선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업무공백·현장 혼란 최소화 등 리더들이 한 발 더 뛰고, 조금 더 긴장감을 갖고 솔선수범하자는 취지인 것으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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