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 라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라면 관련주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지난해 9~10월에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으로 내렸다"면서 "밀가격에 맞춰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적정하게 내리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라면의 주원료인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45.6%) 떨어졌는데도 라면 업계가 가격을 꾸준히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농심과 오뚜기는 평균 출고가를 11.3%, 11.0%씩 인상했고, 11월엔 삼양식품이 가격을 9.7% 올렸다.
사실상 정부가 라면값 인하를 압박하면서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6분 기준 농심은 전 거래일(41만1500원) 대비 0.49%(2000원) 오른 41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는 있으나 장중에는 41만 원까지도 떨어졌다. 농심은 전날인 19일에는 6.05%(2만6500원) 빠지며 장을 마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정부의 라면 값 인하 권고에 하락했다"면서 "추 부총리가 라면 가격 조정 필요성을 언급해 업계의 실적 악화 우려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오뚜기는 전 거래일(42만8500원)보다 0.35%(1500원) 내린 42만700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42만9000원으로 문을 연 오뚜기는 상승폭을 줄이더니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에는 42만6500원까지도 빠졌다. 오뚜기는 지난 8일부터 계속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2일에만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을 뿐, 나머지 날에는 모두 내림세로 장을 종료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간 이어진 하락세를 끊어낸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26분 현재 거래가격은 전 거래일(10만5400원)보다 2.85%(3000원) 오른 10만8400원이다. 앞선 종가 등락률은 △13일(-1.25%) △14일(-1.18%) △15일(-1.53%) △16일(-1.04%) △19일(-7.79%)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