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SK하이닉스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는 가운데 증권가가 목표가를 줄상향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이 저무는 데다 신제품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20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렸다.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수요가 확산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와 고용량(128GB) DDR5 등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2분기 평균 D램 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싼 HBM과 고용량 DDR5를 제외하면 D램은 기존 DDR4에서 DDR5로 전환되고 있다"며 "DDR5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수요도 증가하고 3분기에는 가격도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HBM과 고용량 DDR5 등 신제품에 대한 준비를 잘해왔다"며 "HBM 매출이 연말에는 전체의 10%를 넘기고 하반기에는 DDR5 매출이 DDR4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KB증권은 목표가를 11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려잡았고, 미래에셋증권은 12만 원, NH투자증권은 11만 7000원에서 각각 15만 원으로 목표가를 상향했다. BNK투자증권은 12만8000원에서 14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50% 넘게 급등했지만 내년 반도체 시장의 상승사이클과 HBM, DDR5 성장성을 고려할 때 과거 밸류에이션 고점 배수인 주가순자산배율(PBR) 2.0배까지 상승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일부 고객의 재고 확충 주문이 증가했고, 메모리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인공지능(AI) 연산 서버에 주로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된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우수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업황 개선에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은 19조9200억 원으로 2018년의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기 수요 개선 요인에 따른 연간 매출액은 9% 증가하고, 적자 규모는 1조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가 역사적 상단인 1.8배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3.45% 내린 11만 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2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단기 급등에 따른 일부 조정 압력을 받았으나 최근 한 달 새 주가를 보면 38%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50% 이상 뛰었다. 이달 13일에는 장중 12만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