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SDI가 초격차 배터리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존재감 확장에 나선다. 또한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 예상되는 등 '제2의 반도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5조7763억 원, 영업이익 4674억 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8%, 8.9%씩 크게 늘어난 액수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SDI가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3분기와 4분기의 영업이익은 각각 6075억 원과 62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의 실적 기대감의 이유로는 북미 시장 진출 본격화가 꼽힌다. BMW 등 유럽 고객사의 비중이 큰 삼성SDI는 그동안 유럽 시장 거점 확보에 집중하며, 북미 진출에는 다소 보수적인 면모를 모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미국의 스텔란티스, 올해 4월 GM과의 조인트밴처 설립을 발표하며 북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급성장하는 북미 배터리 수요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인디애나 주정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삼성SDI와 GM이 인디애나주 북중부 지역인 세인트조셉 카운티 내 뉴 칼라일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건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삼성SDI와 GM은 총 30억 달러(약 3조8190억 원)를 투자해 연간 3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뉴 칼라일에 마련된 부지는 축구장 390개 규모의 약 265만㎡다. 공장 착공은 내년이며, 오는 2026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며, GM 전기차에 전량 탑재할 전망이다. 앞서 GM은 오는 2025년까지 북미에서 전기차를 100만 대 이상 만들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오는 2035년에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삼성SDI가 북미에서 현지 완성차 업체와 합작공장을 짓는 것은 스텔란티스에 이은 두 번째다. 삼성SDI는 지난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뒤,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연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북미 합작법인 파트너 다변화는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다"며 "2분기 중에 전고체전지와 46파이 원형전지의 시제품 생산을 시작함으로써 기술적으로 앞선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오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접촉을 막는 분리막을 액체 대신 고체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의 역할도 함께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 또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로 3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는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수명을 개선한 혁신소재 기술인 '무음극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공개했다.
삼성SDI는 상반기 중 수원 연구소에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 2월 수원사업장에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2027년 중 전기차용 전고체전지를 양산할 예정으로 이는 국내 3사중 가장 앞선 시점이다"라며 "삼성SDI는 2027년 전기차용 전고체전지 양산을 위해 올해 중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소재 검증과 프로토 타입 소형 전지를 생산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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