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매출원가율 90% 육박…시멘트업계 "원가부담" 아우성


쌍용C&E·성신양회 1분기 영업익 역성장
매출 증가에도 원가율 상승 이어져

하반기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모두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운행을 멈춘채 주차되어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시멘트와 레미콘 사업에 주력하는 업체들의 매출원가율은 올해 90%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는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공급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9일 전자정보공시스템에 따르면 시멘트업계 1위 업체인 쌍용C&E는 올해 1분기 매출 4914억 원, 매출원가 436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88.8%로, 90%선을 목전에 뒀다.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원가율은 기업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원가율이 낮을수록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쌍용C&E의 원가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1.3%에서 2021년 74.4%, 지난해 79.1%까지 올랐다. 금액으로는 2020년 1조550억 원에서 지난해 1조5546억 원으로 2년 새 약 5000억 원 불었다.

쌍용C&E 관계자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유연탄 가격과 환율이 올랐고, 전기요금도 인상돼 매출원가가 늘었다"라며 "올해 유연탄 가격은 크게 내렸지만 탄소저감을 위한 투자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생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져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전기요금과 유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임영무 기자

실제로 회사는 올해 1분기 17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4억4600만 원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수익성 악화에는 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한 영향도 컸다. 쌍용C&E의 1분기 판관비는 56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2억 원보다 28.2% 늘었다.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음에도 영업이익이 손실로 돌아선 데는 판관비 증가의 영향도 주효했던 셈이다.

판관비는 운임료가 오르면서 증가했다. 통상 운임료는 시멘트업계 판매비와 관리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지난해 유가와 인건비가 올라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쌍용C&E는 내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기존 톤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하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30%를 인상해 원가율을 낮췄다. 작년 1분기 88.1%까지 높았던 원가율은 인상된 공급가가 반영돼 지난해 전체 70%대로 내렸다.

성신양회 역시 레미콘사에 시멘트 가격을 톤당 10만5000원에서 12만 원으로 14.3%인상한다고 밝혔다. 성신양회의 원가율은 2021년 82.3%에서 지난해 86.2%로 올랐고 올해 1분기에는 87.4%가 됐다. 1분기 영업손실은 4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시멘트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 7개사 평균 시멘트 가격은 지난 2021년 톤당 7만5000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10만5000원까지 40%가량 치솟았다.

한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 등 적자를 면한 업체들도 있지만, 이들 업체들은 레미콘과 시멘트사업부문의 실적감소분을 레미탈사업으로 메꿨다. 시멘트 2차 제품으로 분류되는 레미탈은 시멘트와 모래를 미리 섞은 채로 공급되는 제품이다. 실제 한일시멘트의 레미탈 매출은 지난해 3738억 원으로 전체 매출 1조4876억 원의 약 25%를 차지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와 레미콘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체들은 생산원가 증가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원가율을 70%대까지 낮추기 위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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