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청년도약계좌' 흥행 조짐에 은행권 근심걱정, 왜


출시 이틀 만에 약 14만 명 가입…'역마진 상품' 주장 끊이지 않아

정부가 청년의 자산형성을 돕는 목적으로 마련한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신청이 지난 15일 시작된 가운데 출시 이틀 만에 약 14만 명의 가입 신청자가 몰렸다. 사진은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된 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창구에 청년도약계좌 홍보물이 게시돼 있는 모습. /뉴시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승우·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기온이 치솟으면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열기만큼 이번 주 경제계에도 핫한 이슈가 가득했는데요.

먼저 금융업계는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이 시작돼 화제였습니다. 출시 이틀 만에 약 14만 명의 가입 신청자가 모인 것인데요. 일각에서 청년도약계좌가 '역마진 상품'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은행권의 근심이 깊어졌습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가 새로운 플래그십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대 이상 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시승행사에서부터 호평이 자자했다는데요. 현대차의 '아이오닉'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맥스' 단종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맥스의 빈자리를 과연 테라와 켈리가 채울 수 있을까요? 먼저 금융업계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부산·광주·전북·경남·대구은행 등 11개 은행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청년도약계좌 운영을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더팩트 DB

◆ 첫날 북새통 이룬 '청년도약계좌'…역마진 걱정에 은행권 속 타들어 간다

-금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부가 청년의 자산형성을 돕는 목적으로 마련한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신청이 지난 15일 시작됐는데요. 신청 첫날부터 청년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출시 이틀 만에 약 14만 명의 가입 신청자를 모았는데요.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오후 2시 기준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자는 6만2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첫날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자(7만7000명)를 합치면 총 13만9000명의 청년이 계좌 가입을 신청한 셈이죠.

신청자가 몰릴 것을 고려해 21일까지는 5부제로 신청을 받기로 한 점,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청년희망적금과 중복 가입을 할 수 없도록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수요가 많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렇군요. 신청을 받고 있는 은행권은 신청자가 몰릴수록 속이 타들어 간다면서요?

-네. 현재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부산·광주·전북·경남·대구은행 등 11개 은행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청년도약계좌 운영을 비대면으로 하고 있는데요. 은행권에서는 청년도약계좌를 두고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상품'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의 흥행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은행들은 역마진을 우려해 가입자가 한 곳으로 몰리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은행이 3년간 고정금리로 5~6%를 줘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청년도약계좌의 고정금리는 은행권이 직접 정하지 않았나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권유에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소신껏 책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인데요.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 금리 1차 공시 때 은행들은 기본금리 3.5%, 우대금리 2.5% 등 금리 6% 수준을 맞췄습니다. 기본금리가 낮고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이 나오면서 최종 공시 때는 기본금리 4.5% 우대금리 1.5% 등 금리를 6%로 책정했죠.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은행 당 가입자 수 제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 은행이 최고 금리를 6% 정하면서 특정 은행으로 가입자가 쏠릴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럼에도 금융위가 청년도약계좌에 약 306만 명이 가입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은행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청년도약계좌 판매로 앞으로 3년 동안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추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 은행들이 판매하는 예·적금 금리는 아무리 높아도 4% 수준인데 청년도약계좌는 기본금리만 4.5%이기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청년도약계좌 판매로 날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정책상품으로 애꿎은 서민들이 경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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