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항공주가 날아오르고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엔저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 회복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 감소에 더해 여객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앞둬 전망도 긍정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항공주가 상승 마감했다. 16일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4.75%(1100원) 오른 2만4250원에 장을 마쳤다. 에어부산(7.78%), 제주항공(6.48%), 진에어(6.03%), 티웨이항공(4.59%), 아시아나항공(3.55%), 대한항공우(2.26%) 등도 모두 강세를 보였다.
항공주 주가를 끌어 올리는 것은 코로가 엔데믹과 맞물려 빠르게 회복되는 여객 수요다. 아울러 국제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화, 엔화 가치 하락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과 달리 올해 국제유가는 크게 내렸다. 4월 배럴당(bbl) 평균 83.44달러였던 두바이유는 5월 74.96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대비 10.2%,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30.7% 급락한 수준이다. 이에 따른 항공유 가격도 하락했다. 항공유는 지난 9일 기준 배럴당 94.66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6.3%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16일 전일보다 8.6원 내린 1271.9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 지난달 2일 1342.1원까지 오른 것과 비교해 한 달 여 만에 70원 이상 떨어졌다. 환율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축 사이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6일(현지시간) 오전 2시28분께 102.10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 초 103대에서 움직였던 것에 비해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엔화 가치가 100엔당 9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원·엔 환율 내림세가 이어지며 일본 노선을 운영하는 저비용 항공사(LCC)도 호재를 맞고 있다. 전일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기준 연고점을 찍었던 지난 4월6일(1003.61원)과 비교하면 약 두 달여만에 100원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항공통계에 따르면 이달 1~10일 8만9847명이 국내 항공사의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을 이용했다. 지난 1월(6만6741명) 대비 34.6% 늘었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던 2분기에도 국제 여객 수요 회복세가 점쳐지면서 3분기 여객 성수기에는 실적 개선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인천공항 수송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기 운항 횟수는 2만7860회로 2020년 1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항공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전일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 원에서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2분기 제트(JET)유 가격이 배럴당 93달러로 당사 예상인 105달러를 약 12달러 하회하며 연료비 추정치 약 1000억 원 이상이 감소했고, 엔데믹 전환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강도가 예상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제선 여객 운임(Yield)도 제한적인 공급 증가로 하락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여객 매출액은 2조1127억 원으로 1분기 대비 4417억 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4~5월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진에어의 국내선 공급 및 수송은 1분기 대비 각각 10.6%, 13.2% 증가했다"며 "3분기 여객 성수기를 고려할 때 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주와 관련해 "항공유 가격이 예상과 달리 배럴당 90달러 수준이 유지되고 있고, 환율도 최근 하락 반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비용부담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항공업종의 비수기인 2분기는 특히 국내 LCC의 실적 부담이 컸지만 5월 황금연휴가 그 같은 부담 경감에 크게 도움을 줬다"며 "1분기 나타났던 수요 대비 더 강한 수요가 나올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