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한전 'D'…에너지공기업 경영평가 등급 하락


정부, 공운위서 2022년 경영실적 평가결과 의결
재무성과 비중 커지며 에너지기업 12곳 등급 뚝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재무상황이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평가 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0조원이 넘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은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확정했다.

평가 대상은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감사평가 기관 63개 등 130곳이다.

이번 평가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이 반영된 첫 번째 평가다. 효율성과 공공성간 균형 있는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재무성과 지표의 비중을 기존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했다.

적자, 미수금 누적 등 재무상황이 악화된 에너지공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한국전력은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보통(C) 등급보다 한단계 내려간 것이다. 한전은 누적적자가 2021년 5조8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4조원으로 급증했다.

김동헌 공기업평가단장은 "한전은 영업손실이 약 33조9000억 정도로 재무성과가 열위에 있었다"며 "사망사고, 성비위, 갑질행위 등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도 대표 공기업으로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낮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수(A) 등급을 받았던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중부발전은 이번에 등급이 하락했다. 남동발전은 양호(B), 남부,중부발전은 C등급으로 내려갔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와 같은 C등급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미수금이 2021년 1조8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김 단장은 "가스공사는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부채 비율이 약 379%에서 500%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이 9650억원에서 약 1조5000억원으로 늘었다"며 "미수금 회계처리 방식에 있어서 그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기재부는 경영실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 해임을 건의 조치를 냈다. 2년 연속 D 등급을 받았거나, 최하인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은 경우다. 전체 9개 기관 중 재임기간이 짧거나 이미 기관장을 해임한 코레일을 제외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5개 기관이다.

경영실적이 미흡하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 감사평가 미흡 기관 등 15곳에 대해선 기관장 12명, 감사 3명에 대해 경고 조치를 냈다.

공운위는 기관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의 경영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과 1·2급 직원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이 해당한다. D등급을 받은 한전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다.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생산성 제고, 자율·책임 및 역량 강화, 민간·공공기관 협력 강화 등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도 공공기관 혁신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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