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윤석열 정부가 공기업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6일 발표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공기업들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4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130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평가하는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경영평가는 지난해 10월에 수정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이 적용된다.
경평 결과는 성과급 산정의 기준이 되는 요소 중 하나로, 공기업 내부는 물론 국민적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한전과 가스공사 등이 성과급 반납을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이번 경평은 문재인 정부 당시 중요하게 여겨지던 사회적 가치 구현이 25점에서 15점으로 감소한 반면 자산과 부채 등 재무성과 배점은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된다. 이에 재무성과에 따라 지난해와 다른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이번 개편안에선 '재무성과관리' 중요성이 커졌다. '재무관리' 항목과 '업무효율' 항목을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통합하고 배점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역대급 적자로 인해 요금 인상을 단행한 한전과 가스공사가 최하점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재무위험기관인 한전과 발전 자회사, 자원 공기업 등 총 14개 기관에는 재정건전화 계획의 적정성과 이행노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지표를 신설한 만큼 변동 가능성도 있다.
최근 한전과 가스공사, 5대 발전자회사는 추가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해당 자구책이 역대급 적자로 인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지자 꺼낸 고육책이고, 이행 노력과 결과가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임직원 성과급 반납을 약속해, 높은 등급을 받는 것도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공기업 평가유형은 지난 2021년까지 '공기업Ⅰ(한전·가스공사·석유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과 '공기업Ⅱ(한수원·발전5개사)'으로 나눠져 있었다. 이후 작년 평가부터 유형이 'SOC(사회간접자본)형'과 '에너지유형', '산업진흥서비스 유형'으로 개편됐고 에너지 공기업 간 평가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이로써 올해 평가는 지난 평가와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석유공사와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각각 '보통(C)'과 A등급을 받았지만, 이번에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한전과 가스공사와 묶인 만큼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발전 5개사 등 지난해 좋은 성적을 기록한 공기업이 한 그룹에 묶이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해당 기업들은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한전과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경평에서 공기업 중 유일하게 최고점인 '탁월(S)' 등급을 받은 한국동서발전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방심할 수 없다. 지난해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중부발전은 '우수(A)', 한수원은 '양호(B)'를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전 5개사와 한수원이 모두 한전의 적자로 인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리스크가 있지만, 발전사 마다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상황은 전혀 달라 결과를 전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등 절대적인 수치가 높은 경평 등급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공기업들이 숨죽여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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