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해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적인 둔화세가 확인된 만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감이 실린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대비 4.0% 오르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4.0%에 부합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인상 폭이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해 이 역시 시장 예상치 0.1%와 같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비 5.3%, 전월 대비 0.4%씩 올라 예상치(5.3%·0.4%)와 모두 부합했다. 전월(5.5%·0.4%)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4월(4.9%)까지 하락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큰 폭으로 둔화하는 추이를 보였다.
이번 CPI 발표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인 6월 FOMC 정례회의 결과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5월 CPI가 금리 결정에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CPI가 큰 틀에서 예상치 수준이 나온 만큼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인상을 건너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에선 연준이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기대감이 떠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난 4월 CPI에서도 확인된 만큼 추세적인 물가 약세가 FOMC 구성원들의 금리 인상론을 억제할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5월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10회 연속 인상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CNBC는 "5월 CPI가 다우존스 추정치와 비슷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에게 고무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실제로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CPI 발표 전 79%였지만 발표 직후 99.8%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연준이 6월 금리 동결 이후 하반기인 7월에 금리를 25bp로 한차례 더 올리고 당분간 기준금리를 최대 5.5%에서 수개월 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CPI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였음에도 아직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이번에 금리인상을 잠시 중단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0%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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