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인니 법인 부코핀은행 정상화 이뤄낼까


부코핀은행 1분기 순손익 336억100만 원…전년 동기比 3.7배 증가

부코핀은행의 1분기 순손익은 336억100만 원으로, 전분기(89억1100만 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KB국민은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인니) 법인 부코핀은행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5년까지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자 폭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의 1분기 순손익은 336억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89억1100만 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192억6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978억8700만 원)보다 22% 늘었으나 부실채권 정리·보수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 규모는 확대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하고 2020년 추가로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에 투입한 금액은 약 8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적자 폭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20년 434억 원이던 순손실 규모는 이듬해 2725억 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는 연말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은 탓에 순손실액은 8021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까지 잔여 부실자산 정리를 이어갈 예정으로 당분간 적자 폭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부코핀은행의 부진은 KB국민은행의 해외 전체 실적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2339억 원 수익을 냈으나 부코핀은행의 적자에 KB국민은행의 총 해외법인은 558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부코핀은행이 적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이재근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해 KB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다. 취임 전부터 적자 은행이던 부코핀은행을 임기 내 정상화 시키기 위해 영업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올해 국외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5.0~5.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도 부코핀은행의 정상화 예상 시점을 뒤로 늦췄다. 당초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을 인수 당시 정상화 기간을 2023년으로 예상했지만, 정상화 예상 시점을 2025년으로 미뤘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장기적 관점으로 부코핀은행의 영업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우선 'Wholesale(도매)' 중심의 우량대출 증대에 집중해 안정적인 영업기반 확대와 시장 신뢰 회복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또한 IT인프라 개선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 추진과 차별화된 경쟁력 보유한 디지털 채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KB부코핀은행에 조 단위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국민은행은 8조루피아(약 7000억 원)를 투자해 802억주 신주를 추가 취득했다. 아울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 메리츠증권이 약 3000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국민은행은 신주 인수로 기존 지분율 67%를 유지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부고핀은행과 관련해 "전년 동기 대비 지난 1분기 순손실이 확대한 것은 글로벌 경제 침체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NIM) 감소로 인한 것이 주요한 이유"라며 "연결기준으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맞지만, 현지 기준으로 보면 자본적정성 비율을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코핀은행은 인수 당시 부실은행이었으며, 정상화까지 긴 호흡으로 경영 중이다"며 "흑자 전환은 오는 2025년 정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에 기여는 2026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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