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경현 기자] 3개월 만에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초가 형성이후 상한가 도달) 포문을 연 마녀공장의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 중인 가운데 상장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의 최종 수익에 시선이 모인다.
지난 2012년 3월 설립된 마녀공장은 천연 유래성분의 자연주의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사다. '퓨어 클렌징 오일' 등의 대표 상품을 중심으로 유명해졌으며 '아워비건' 등 기초화장품 브랜드와 '바닐라부티크', '노머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녀공장은 12일 전 거래일 대비 1.71%(800원) 오른 4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상장 이후 공모가(1만6000원)대비 198.125% 상승이다.
공모 당시 흥행가도를 달렸던 마녀공장은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앞서 상장 다음날인 9일에도 12.74%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엔 공모가 두 배인 3만2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4만1600원)에 도달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앞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800.48대 1이라는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일반 청약에선 1265대 1을 기록해 5조613억 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상단인 1만4000원보다 높은 1만6000원에 결정됐다.
마녀공장이 IPO 흥행에 성공한 데다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하자 상장을 주관했던 한국투자증권의 투자 실적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마녀공장에 대해 지난해 7월 상장 전 투자(프리IPO)에 나섰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9일 마녀공장 주식 59만9984주를 30억 원을 투자해 확보했다. 이는 상장주식수의 3.66%에 해당하는 규모로, 주당 취득가액은 5000원이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게 상승해 이익도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기준 1주당 차익은 4만2700원으로 앞서 취득한 주식 규모로 단순 계산할 경우 총 차익은 256억 원가량이다.
다만, 실제 수익 실현은 올해 12월 초부터 가능하다. 락업기간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로, 지분매각이 이 기간 이후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각 가능 시점에 주가가 낮아진다면 이보다 수익규모가 줄어들 수 있으나 공모가 기준 평가이익이 66억 원으로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표상장주관사로서 인수수수료도 챙기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인수수수료는 총 조달금액(공모금액과 상장주선인 의무인수 금액)의 3.5%에 달하는 10억4160만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에 공모주식 200만 주 중 180만 주를 인수했다. 288억 원 규모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기업에 미리 투자한 뒤 상장 이후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8월 상장한 새빗켐에 대한 프리IPO로도 2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새빗켐 주식 16만 주를 주당 6600원에 미리 취득했다. 당시 새빗켐 공모가가 3만5000원으로 정해진데 더해 상장 첫날 7만 원대까지 주가가 올라 평가차익이 크게 뛰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꾸준히 주식의 장내 매도에 나서 수익을 실현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서 마녀공장의 기업가치 선정을 비롯해 IPO 전략을 효과적으로 세우면서 시장에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마녀공장에 대해 적정한 가치평가가 이뤄진 점을 이번 상장 흥행을 가능케 한 하나의 요소로 보고 있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비수기임에도 실적이 잘 나왔다"면서도 "마녀공장은 가치평가도 합리적으로 상장했기 때문에 분위기 좋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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