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총 1000조 원 뚫고 질주하는데…업계 "투자유의보"


11일 연속 상승…지난 2021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
美 언론 "상승량 너무 높다…처분해야"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06%(9.54달러) 오른 24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주가인 123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11일 연속 상승하는 등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섣부른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06%(9.54달러) 오른 24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11거래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주가인 123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수준까지 올랐다. 11일 연속 상승은 지난 2021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시가총액은 약 7746억 달러를 가리키며 한화로 1002조 원에 이르는 금액까지 부풀었다. 시총은 지난달 24일부터 11거래일 동안 1940억 달러(약 251조 원) 늘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달 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 시점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국 내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테슬라 주요 차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규정한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상승세가 힘을 받았다.

최근 상승은 제너럴모터스(GM)가 포드에 이어 테슬라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 메리 바라 GM CEO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충전소 사용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향후 매출 성장과 시장 점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양대 자동차 업체가 테슬라의 NACS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전기차 시장 내 충전시장 확장이 테슬라 매출 성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파이퍼샌들러 투자은행(IB) 연구원 앨릭스 포터는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서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 협력에 참여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라며 "적어도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충전설비가 전기차 충전의 선호되는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테슬라의 주행 보조장치로 인해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중국시장 내 점유율이 부진한 수치를 가리키고 있는 점은 주가에 있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최근 과열된 주가 구간에 접어들어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지난 10일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행 보조장치로 인한 교통사고가 2019년 이후 4년 동안 736건에 달했다. 보조주행장치로 인한 전체 사고건수 807건 중 테슬라로 인한 사고가 90%였다. 관련 사고는 지난 4년간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지난해만 444건이 발생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고문을 지낸 미시 커밍슨 조지 메이슨대 공학교수는 "테슬라 사고는 다른 차량보다 심각하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FSD(완전자율주행)가 확대돼 도시와 주택가 도로에서도 이 기능 사용이 확대된 것이 한 가지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WP는 "테슬라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자율주행 관련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갈등 속 중국 시장을 잡아야 하는 것도 커다란 과제로 남아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지난달 중국 내 테슬라 점유율을 압도적으로 추월하며 테슬라 견제에도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BYD는 5월에 전년·전월과 유사한 수준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41.2%)을 유지해 테슬라(7.3%)를 추월했다"며 "BYD의 5월 승용 판매는 24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9.4% 성장했고 이 중 순수전기차를 12만 대 판매해 비중을 50%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가장 과매수된 주식으로 테슬라가 꼽히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4일 동안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대강도지수(RSI)가 가장 높은 주식이었다. RSI는 일정 기간 주가가 전거래일 가격에 비해 상승한 변화량과 하락한 변화량의 평균값을 구한 것으로 수치가 70을 넘을 경우 과매수로 본다.

CNBC는 "테슬라의 RSI가 91.46"이라며 "이러한 상승세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테슬라 주가를 업계 평균 목표가를 넘어선 수준으로 분석하며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박현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테슬라 현재가는 투자은행(IB) 평균 목표주가를 상회 중"이라며 "블룸버그기준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195.85달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충전소, 차량IRA 공제혜택 등의 수혜 요인이 존재하나 단기적인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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