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전 세계적으로 딥테크를 더 많이 보고 싶고 대화하고 싶다. 특히 우리 임원들도 와 있는데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돌풍의 주역인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올트먼 CEO는 한국에 오픈 AI 사무소를 만들거나, AI 칩셋 기업과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샘 올트먼을 비롯한 오픈 AI 주요 임원들을 초청해 한국 스타트업과의 만남을 갖는 'K-스타트업 밋업'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AI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인 오픈AI와 국내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의 AI 경쟁력을 제고하고, 관련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트먼 CEO가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장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올트먼 CEO를 보기 위한 인파로 가득찼다. 울트먼 CEO는 이날 오전에는 이영 중기부 장관과 대담에 이어 국내 스타트업·취재진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오후에는 국내 AI 개발자와 연구자, 기업인, 창업자, 대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담행사를 갖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울트먼 CEO는 오픈 AI 창업 전 미국의 스타트업 육성 기업인 '와이컴비네이터'를 운영하며 한국의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이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반도체 칩셋과 같은 기술 성숙도, 챗GPT와 같은 신규 기술에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집중하는 시장임을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은 초기부터 챗GPT를 가장 창의적으로 사용해 온 곳"이라며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도 가장 높고, 기술의 품질도 매우 높으며, AI를 잘 활용하는 국가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에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 동반한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그렉 블록먼은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며 한국인들이 챗GPT를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미국 현지의 경우,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이를 활용해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 같고, 많은 잠재력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울트먼 CEO는 특히 한국 AI 생태계의 '풀스택' 역량에 집중했다. 풀스택은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이러한 연산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반도체나 인터넷 환경 등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울트먼 CEO는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으며, 하드웨어 역량 또한 뛰어나다"며 "더 많은 기업들을 탐방해 칩 개발을 함께하는 등 협력을 가속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오픈AI 한국 사무소 설립 가능성도 열어뒀다. 울트먼 CEO는 "한국에 오픈 AI 사무소를 개소하고 싶다"며 "한국이 오픈 AI와 파트너십을 만들도록 지원하고 싶고, 한국을 알아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역시 올트먼 CEO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과 오픈 AI의 연맹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영 장관은 "샘 올트만이 다른 나라에 방문했을 때는 개최하지 않았던 스타트업과의 만남을 한국에서는 했다는 점에서 오늘 행사는 더욱 의미가 있는 자리"라며 "한국 스타트업과 연맹을 만들어 전 세계 AI 발전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오픈 AI에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와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협업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해외 시장 진출 기회까지 모색하는 민관협력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울트먼 CEO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한국은 인재가 많고 창업가 정신이 굉장히 우수한 곳이다. AI를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걸 개발하는 가능성이 놀랍다"며 "앞으로 몇년 간은 인터넷 개발 이후에 가장 창업하기 좋은 시기가 될 것이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길 바란다"는 격려를 보냈다.
한편, 이날 울트먼 CEO와 중기부는 AI 사용 규제 방향에 관한 논의도 이어갔다.
울트먼 CEO는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기술 자체를 규제하려 하면, 이는 우회해서 발전하게 된다"며 "따라서 활용 사례 맞춰 별도의 규제를 마련해야 하며, 기술 자체와 그 활용은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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